고 김기숙 전 제천시 국장, 유족연금 1080만원 '기탁'
고인의 유지에 따라 제천시육성재단에 1억2160만원 쾌척

[제천=충청일보 목성균 기자] "세상을 먼저 떠난 아내와의 약속을 지키는 것이 남편으로서 예의며 도리라고 생각힙니다."

윤종섭 충북 제천문화원장(68·전 제천시 경제건설국장)이 2년 전 세상을 떠난 아내의 유지를 받들어 장학금을 또 기탁했다. 

2018년, 2019년에 이어 올해도 장학금을 기탁했다.

28일 제천시인재육성재단에 따르면 최근 윤 원장이 장학금 1080만원과 함께 기탁의사를 밝히는 내용의 편지를 재단에 보내왔다.

이 장학금은 윤 원장이 아내인 김기숙씨(전 제천시 미래전략사업단장)의 사망으로 지난 해 수령한 1년치 공무원 유족연금이다.

윤 원장은 재단에 보내온 '장학금을 기탁하면서'라는 제목의 편지에서 "올해도 집사람과의 약속을 어김없이 지키는 것이 남편으로서 예의며 도리"라고 적었다.

2년 전 뇌종양으로 투병하던 아내는 "내가 죽거든 우리의 삶의 위해 저축해 논 것에서 제천인재육성기금으로 1억원을 기부해 달라. 그리고 매월 받는 내 연금(유족)은 당신 몫이지만 이것들도 매월모아 연말에 장학금으로 기부해 달라"고 남편에게 유언으로 남겼다.

윤 원장은 "집사람이 40여 년 간 공직생활을 하면서 어려운 이웃과 함께하고 제천시 평생학습팀장 재직 시, 인재육성기금 100억원을 조성하는 등 공존의 문화를 실천한 아내가 떠난 지 2년이 됐다"며 "아내의 순수한 유지가 소중한 가치로 기억되길 소망한다"고 밝혔다.

1977년 공직에 입문한 고 김기숙 국장은 업무 추진력 등을 인정받아 제천시 첫 여성 서기관에 올랐으며 2016년 퇴직했다.

고인은 퇴직 후 뇌종양으로 투병하다 2017년 12월 60세의 짧은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남편인 윤 원장은 경북 봉화 출신으로 제천시 문화공보담당관, 미래경영본부장, 경제건설국장 등을 역임했다.

퇴임 후 2년간 맡아온 제천한방바이오진흥재단 이사장 재임 시, 그는 본인의 자청으로 전임자가 받은 보수 절반을 받고 그중 보수 절반을 장학금으로 기탁했다.

윤 원장은 고인의 뜻에 따라 2018년 6월 인재육성재단에 1억원을 쾌척했고, 지난 해 2월 1년 치 유족연금 1080만원을 장학금으로 기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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