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형택 영동농기센터 소장

 

[기고] 임형택 영동농기센터 소장

국악과 과일의 고장 충북 영동군은 1990년대 초부터 과수를 본격적으로 재배하기 시작해 전국 포도 생산량의 12% 정도를 우리 군에서 생산할 만큼 국내 최대 포도 주산지였다.2005년 포도·와인산업 특구로 지정된 후 와이너리를 육성해 현재 40개소의 와이너리가 운영되고 있는 대한민국 와인 1번지다.

와인아카데미 운영으로 와인전문가를 양성하고 매년 와인축제 개최, 와인열차 운영, 와인터널 개장으로 와인의 생산 뿐 아니라 와이너리 관광기반도 구축해 가고 있다. 이처럼 군 차원에서 와인산업을 적극 지원하고는 있으나 외국의 대규모 와이너리에서 생산된 저가 와인과의 경쟁에서 우리나라 와인은 어려움을 면치 못 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형마트에서 판매되는 4000∼5000원 대의 와인 가격은 우리나라 와인의 생산원가에도 미치지 못 하는데 이는 와인 뿐만 아니라 과일을 비롯한 농·축산물, 다른 산업 전반의 공통적인 어려움임을 잘 알고 있다. 우리나라의 와인은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칠레와 같은 나라와는 역사·가격 면에서 불리한 위치에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지금처럼 매년 우리나라 국민이 마시는 대략 4만3000t 와인의 대부분을 외국산으로만 소비하게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그렇다고 애국심에만 호소해서 국산 와인 마시기를 강권할 수도 없기에 영동와인연구회 차원에서 기계화를 통한 원가 절감을 위해 와이너리의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또한 품질 좋은 와인을 생산해서 소비자들이 만족할 수 있도록 연구를 거듭해 이미 화이트 와인과 로제 와인은 '아시아 와인 트로피', '사쿠라 와인 어워드'와 같은 국제 대회에서도 수상할 정도로 많이 발전했다. 영동군 내의 40개의 와이너리 중 3분의 1 정도는 부모와 자녀 두 세대가 함께 운영하고 있다. 대부분 부모님은 주로 포도 농사를 짓고 자녀가 귀농해 와인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일부는 귀농한 와이너리 창업주의 대를 잇기 위해 귀농하는 경우도 있다.

자녀 세대가 와이너리 운영에 참여해 인터넷 홍보가 더 촉진됐고, 2017년부터 전통주의 인터넷 판매가 허용돼 와인의 전자 상거래가 점점 성장하는 추세다. 연말이나 생일과 같은 소중한 날 와인을 곁들이고 싶을 때 국산 와인을 준비한다면 와인을 생산하는 청년의 꿈도 함께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특별한 날 국산 와인을 애용해주시길 부탁드리고, 시간이 허락되면 영동군의 와인터널과 와이너리를 방문하셔서 향긋한 와인 향에 취해보는 착한 소비자가 되시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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