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 주민 대책위원회 만나
"제대로 대응 못해 죄송하다"

[충청일보 배명식기자] 이시종 충북도지사가 중국 우한 교민을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 수용하기로 한 정부 결정에 대해 "시설을 변경하기에는 시간이 없다. 진천 주민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30일 오후 인재개발원 옆 한국교육과정평가원 회의실에서 송기섭 진천군수, 조병옥 음성군수, 전정애 충북도 보건복지국장과 함께 진천 주민 대책위원회 대표 10여 명과 만난 자리에서 "인재개발원에 수용하는 것을 반대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며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이어 "지금이라도 번복의 여지가 있고 시간이 많다면 변경 요구를 해보겠지만 너무 늦었다"며 "정부 입장을 뒤집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지사는 "정부와 제가 책임지고 진천 지역 주민에게 아무런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하며 우한 교민 수용을 반대하는 주민들을 달랬다.

전 도 보건복지국장도 "인재개발원에 의료진 43명이 투입돼 교민들을 면밀히 관찰하고 발병자는 즉각 국립중앙의료원으로 이송하기 때문에 주민들에게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주민 대표들은 "반경 1㎞ 이내에 1만7000여 명이 거주하는 인재개발원에 우한 교민을 수용하기로 한 것은 부당하다"며 "지금이라도 주민 밀집 지역이 아닌 곳으로 수용시설을 변경해야 한다"는 반대 입장을 바꾸지 않았다.

이 지사는 대화를 끝낸 뒤 취재진에게 "현재 상황에서 바꿀 수 있는 것이 없다"며 "주민 반발은 대화로 잘 풀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충북도는 이날 오후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예방하기 위해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시키고 비상 근무에 들어갔다.

본부장은 이시종 지사, 차장은 김장회 행정부지사, 총괄조정관은 안석영 재난안전실장이 맡았다.

대책본부는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운영된다. 유증상자나 확진자가 발생하면 24시간 운영체제로 전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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