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보겸 천안주재 국장] 충남 천안시청 브리핑실에는 오는 4월 시장 보궐선거와 총선을 앞두고 각 후보들의 출마와 공약발표 기자회견이 줄을 잇고, 덩달아 취재열기도 뜨겁다.
 

기자회견 때마다 필자는 정곡을 찌르거나, 참신한 질문능력이 떨어져 다른 기자들의 질문과 회견자의 답변을 듣는 것에 만족하고 있다.

 
본인의 능력부재를 구약성경 잠언서 10장 19절 ‘말이 많으면 허물을 면하기 어려우나 그 입술을 제어하는 자는 지혜가 있느니라’라는 글로 애써 위로하고 있다.

 
그런 면에서 보면 필자는 영락없는 ‘촌 기자’다.

 
천안시청에 출입하겠다고 통보한 신문, 방송, 인터넷, 1인 매체기자들이 대략 250명 선이라니 가히 ‘기자 춘추전국시대’다.

 
선거는 물론 시청 관계자, 각종 지역현안과 관련해 기자회견이 열릴 때 느끼는 것은 질문 독점주의(?)와 토론회에 가까운 특정기자의 연속질문, 훈계형, 약점 집중 공략형, 한 수 지도형 등 기자의 다양한 질문행태를 본다.

 
이런 부류에 식상한 일부 언론인은 회견을 외면하고 자신의 일을 하든지, 아예 참석하지 않거나 회견시간에 자리를 뜨는 경우도 볼 수 있다.

 
간혹 경륜 있고 노련한 회견자 가운데는 사안과 관련 없는 영양가 없는 질문 등을 하는 기자를 보면서 ‘저러니 촌 기자 소리를...’하는 무시하는 얼굴표정을 보는 때가 있다.

 
공식회견에서의 질문은 ‘품격(品格)’과 ‘품질(品質)’이 있어야 ‘품위(品位)’가 따라온다는 것을 느낀다.

 
2300여 년 전 아리스토텔레스는 대화에서 상대방을 설득할 때 필요한 요소 가운데 10%는 언어능력인 ‘로고스(logos)’라 했고, 30%는 감정에 호소하는 ‘파토스(pathos)’, 60%는 품성이나 인격에서 우러나오는 인간적 신뢰감, 즉 사람에 대한 인상과 살아 온 평판으로 좌우하는 ‘에토스(ethos)’라 했다.

 
‘옥중에서 자유를 원하며’로 번역된 ‘獄中吟(옥중음)’이라는 시 구절 일부에 ‘웅변은 은이라 하고, 침묵은 금이라 하니’(雄辯銀兮沈默金·웅변은혜침묵금)라고 했다.
 

고작 언론 밥 30년을 앞두고 있는 ‘촌 기자’가 터득한 지혜 중 하나가 때로는 ‘침묵은 금이다’다.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