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개월 동안 충북 16·충남 19명
음주 저체온증 사망 사례 많아

[충청일보 이정규기자]  갑작스러운 한파로 인한 한랭질환자 발생이 우려되고 있다. 특히 음주 상태에서 길가나 집주변 등 실외에서 저체온증으로 사망하는 사례가 많아 주의가 요구된다.

질병관리본부는 5일 전국 대부분 아침 기온이 전날에 이어 영하권으로 떨어지고 일부 지역은 한파주의보·특보가 예상됨에 따라 한랭질환 예방에 주의를 당부했다.

한랭질환이란 추위가 직접 원인이 돼 인체에 피해를 입힐 수 있는 질환을 말한다. 저체온증, 동상, 동창이 대표적이며 대처가 미흡하면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지난 달(1월) 평균 최저기온은 영하 1.1도로 1981년부터 2010년까지 -5.4도보다 4.3도 높은 온화한 겨울 날씨를 보였다.

추위에 익숙하지 않은 상황에서 갑작스런 한파에 노출될 경우 한랭질환이 발생하기 쉽다.

지난 해 12월부터 이달 3일까지 2개월 동안 신고된 한랭질환자는 전국적으로 229명(사망 0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발생 수가 27% 감소했다.

지난 해에는 같은 기간 한랭질환자가 314명, 이 중 사망자가 10명에 달했다.

신고된 한랭질환자를 연령별로 보면 65세 이상 노년층이 전체 환자 229명 중 108명(47.2%)으로 가장 많았다.

질환별로는 저체온증이 203명(88.6%)으로 가장 많았으며, 발생환자의 76명(33.2%)은 음주상태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발생장소는 길가나 집주변과 같은 실외가 173명(75.5%)으로 많았다. 발생시간은 하루 중 지속적으로 발생했지만, 특히 기온이 급감하는 새벽·아침(오전 3~9시)에 75명(33%)으로 가장 많이 발생했다.

광역시도별로는 경기도가 42명(18.3%)으로 가장 많았고, 인천 21명(9.2%), 충남 19명(8.3%), 강원·전남이 각각 18명(7.9%), 부산 17명(7.4%) 순으로 나타났다.

시군구별로는 인천 서구 10명(4.4%), 경기 평택시·경기 화성시·강원 춘천시 각각 5명(2.2%)순으로 많았다. 

충청지역은 이 기간 한랭질환자 수는 충남이 19명으로 가장 많고 충북이 16명, 대전이 8명, 세종은 1명이다.

고령자와 어린이는 일반 성인에 비해 체온 유지에 취약하므로  한파 시 실외활동을 자제하고 보온에 신경 써야 한다.

심뇌혈관질환, 당뇨, 고혈압 등 만성질환이 있는 경우 혈압이 급격히 상승하는 등 증상이 악화돼 위험할 수 있어 추위에 갑자기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하고 무리한 신체활동을 피하는 것이 좋다. 

또한 술을 마시는 경우 신체는 열이 올랐다가 체온이 급격히 떨어지지만 추위를 인지하지 못해 위험할 수 있어 한파 시에는 과음을 피하고 절주해야 한다.

아울러 저체온증은 응급상황이므로 발생 즉시 병원에 내원해야 하며, 적절한 조치가 없으면 생명이 위험할 수 있어 주변의 관심과 신속한 조치가 필요하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올 겨울(12, 1월)이 평년보다 기온이 높아 이달 초 갑작스런 한파에 신체 적응력이 떨어질 수 있어 주의를 요하고, 한파대비 건강수칙을 준수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한랭질환자가 길가와 주거지 주변 등 실외에서 주로 발생하고 있지만 실내 집에서도 발생하고 있어 난방장치가 취약한 환경의 경우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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