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3년 제1회 대회를 시작으로 24년간 한해도 거르지 않고 매년 개최해 온 한밭문화제가 중단될 위기에 놓였다. 행사 종목 일부를 변경하거나 축소하는 등이 아니라 대전지역 대표축제로 손꼽혀 온 한밭문화제 자체를 아예 중단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대전시 관계자는 `앞으로 철저히 준비를 해 오는 2008년엔 알찬 축제를 선보이겠다`는 답변을 내놓고는 있지만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

그동안의 한밭문화제를 살펴보면 개최 유보 결정은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솔직히 한밭문화제를 볼때 전통 축제치고는 볼거리가 별로 없는 단순적 연례행사에 불과하다. 해마다 비슷비슷한 내용의 프로그램으로 진행하다 보니 참석자들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한 것이다. 지역이 광역도시로 부상하고 시민들 문화 의식도 높아지면 축제의 수준도 엎그레이드 돼야 하지만 한밭문화제는 그러지 못했다.

시 공무원들 뿐 아니라 지역의 문화예술단체와 예술인들 역시 같은 수준이다. 그동안 무려 10여차례나 자유토론회를 개최하면서도 아무런 소득도 없이 임원과 회원간 이견 확인에 그쳤으니 한심하기 짝이없다. 문화관광부의 2006년 문화관광축제 종합평가보고서에서도 문제점은 여실히 들어나 있다. 핵심테마 없이 축제가 치러진 결과 대전시민들 조차 축제장소는 물론 개최 시기조차 모를 만큼 철저하게 외면 당했다. 지역의 축제는 단순행사로서의 의미에서 뿐 아니라 그 파급 효과가 크고 다양하다.

부산자갈치축제, 인천의바다축제 등과 같이 지역마다 대표축제가 그 지역의 명예를 선양하는데 한몫을 하고 있다. 총 인구가 4만여명에 불과한 경남 함평군의 경우 나비축제를 열어 국제적으로 명성을 높이며 연간 350만여명의 관람객을 끌어모으고 있다. 수익도 100억원에 달한다. 한밭문화제를 올해 개최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은 부끄러운 사건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대수술을 위한 휴면기가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지금부터 철저한 준비로 내년에는 확 달라진 대축제로 발돋움 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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