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 년 간 일한 청주 모 방송사
유족에 사과·근무환경 개선 약속

[충청일보 진재석 기자] 충북 청주의 한 방송사는 9일 자사에서 10여년간 프리랜서 PD 신분으로 일했던 A씨(38)가 최근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과 관련해 철저한 진상조사를 하겠다는 입장을밝혔다.

해당 방송사는 이날 낸 입장문을 통해 "많은 분이 기대하는 방송사의 역할에 부응하지 못했고, 함께 일하는 이들의 아픔을 헤아리지 못했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유족과 협의해 고(故)인 된  PD의 뜻이 헛되지 않도록 진상을 철저히 조사하고 프리랜서들의 근무 환경을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A씨의 유족 측은 고인의 명예를 회복하고자 소송수계 신청을 통해 항소심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소송수계란 유족 등 당사자가 기존에 진행 중이던 소송을 이어받는 것을말한다.

A씨는 2004년 조연출로 모 방송에 입사해 프리랜서 PD 신분으로 14년간 일하다 임금 인상 문제로 회사와 갈등을 빚다 2018년 4월 하던 일을 그만두게 되면서 일자리를 잃었다.

그는 4개월 후인 8월 해당 방송사를 상대로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을 냈지만, 지난 달22일 1심에서 패소했다. 이후 8일 만인 30일 항소했다.

그러다 닷새만인 지난 4일 오후 8시쯤 청주 상당구 한 아파트 지하실에서 숨져있는 것을 가족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A씨는 "아무리 생각해도 잘못한 것이 없다. 억울하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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