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영 전 청주고교장·칼럼니스트

 

[김재영칼럼] 김재영 전 청주고교장·칼럼니스트

“서설(瑞雪)이 내리고 있다. 온 누리를 흰옷으로 갈아 입혔다. 63년전 눈보라치던 한금령을 넘어 음성중학교를 통학하던 소년이 22년 전 9월 1일 고향인 음성고등학교 교장으로 부임했다. 청출어람(靑出於藍)을 보람으로 교직에 몸담아 청주고, 청주여고에서 담임을 맡아 학생들과 고락(苦樂)을 같이 했고, 충북교육위원회(중등교육과)를 거쳐 단재교육원과 진천교육청에서 장학사로 정신교육과 생활지도를, 연구사로 교원연수와 학생수련 활동을, 충북대학교사범대학부속중학교에서 교감으로 근무하면서 예비교사인 사범대학생들의 교육실습을 맡으며 30여년간 교직에 봉직해 왔지만, 수구초심(首丘初心). 늘 고향을 그리워하면서도 고향교육에 보탬을 주지 못하여 부끄럽게 생각하던 중 늦게나마 이제 고향에 돌아와서 후진들의 교육을 맡게 되니 기쁘면서도 한편 책임을 느낀다.

본교는 53년의 전통 속에 동문여러분과 지역사회의 성원 속에 도서관, 과학관, 강당, 기숙사, 식당 등의 교육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17종에 걸쳐 전교생의 33%가 각종 장학혜택을, 그리고 교직원의 과반수 이상이 청주시내 인문고등학교에서 대학입학 진로지도를 한, 풍부한 진학지도 경험을 갖고 있는 우수하고 사명감에 불타는 교사들로 구성된 중부권의 명문고로의 발돋움하고 있다.

청소년기의 내 삶의 정신적 바탕을 마련해준 고향, 내 꿈의 터전에서 후진들과 함께 생활하며 마음 맞는 벗들과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게 내게는 크나큰 福이요 기쁨이다.

송무백열(松茂柏悅), 소나무가 무성하면 잣나무가 기뻐한다는 뜻으로 벗이 잘됨을 기뻐함을 뜻하고, 혜분난비(蕙焚蘭悲), 혜란(蕙蘭)이 불타면 난초가 슬퍼한다는 뜻으로 벗의 불행을 슬퍼함을 말한다. 불행이 닥치면 주위 사람들이 후조(候鳥)처럼 떠나는 게 세상인심일진대, 기쁨을 함께 하고 슬픔을 함께 나눌 수 있는 벗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가. 많은 인연 중에 동창생들과의 만남은 삶을 윤택하게 해주는 윤활유가 되리라.

많은 학부모님 께서는 자녀들을 중부지방의 중심학교에 입학시켜 이 나라 동량으로 키우시고 지역사회의 큰 자리매김을 해주시고 밝아오는 새 아침에 가정에 복락(福樂)이 함께 하시길 빈다“며 홍보자료로 활용했다, 발령전인 충북대사범대부속중(지금은 부설중으로 변경) 교감으로 재직 때에는 도교육청의 장학사(국어)로 근무했던 교장이 교지발간을 못하도록 하여 고향인 음성고 교장으로 부임하자마자 교지, 'ㅇㅇ학교소식지'를 매 분기별 발간하여 청주시 청운중 교장, 모교인 청주고교장때 까지 초,중,고교, 각 교육청까지 500부를 우송하여 학교를 알리고 우수한 학생들이 지원하기를 기다렸다.

50년대 어려운 시절 7남매의 두 아들이 9KM인 음성중까지 한금령을 넘어 통학을 했고, 고향인 음성고 교장을, 그리고 청주고(학생 3년), 교사(5년), 교장(2년)의 청주고와의 10년은 50년 살고 있는 청주와의 인연인 내게 고향과 노후의 터전이 되었으니 보람이고, 중앙부처 행정직을 사직 후 고시를 한답시고 절간오가며 직장 네 차례 바꾸었지만, 국가공개채용 4급에 합격하여 승진은 했겠지만, 교직으로 전직하여 32년 6개월 근무했지만, 가르치는 보람, 글을 쓰는 보람(6개 신문 연재), 26개 계층에 여러 주제로 강의를 했다.

김재영칼럼이 청주고돔문회-작은쉼터(1362회 연재중)이고, 인터넷에 김재영칼럼(1700여개)가 등재되어 있고, 청주고교정에 26대교장이 쓴 교비(校碑)인 웅비(雄飛)石이 세워져 있다. 나이들어 부부가 동고동락하며 청심과욕(淸心寡慾)으로 살아갈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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