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피니언 > 충청산책
영화 '기생충'의 성과김법혜 스님· 민족통일불교중앙협의회 의장
충청일보  |  webmaster@ccdailynews.com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20.02.16  14:20:23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충청산책] 김법혜 스님· 민족통일불교중앙협의회 의장

영화 '기생충'이 미국 아카데미상 4관왕 수상으로 세간의 화제를 모으고 있다. 도하 언론이 헤드라인을 장식할 정도로 요란스러웠다. 촉각을 곤두세우게 하는 우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과 4·15 총선 관련 보도를 제쳐버린 빅뉴스였다. 게다가 최악을 방불케 하는 경기침체에 시달리고 있는 국민들에게 큰 위안이 된 쾌거이기도 하였다.

봉준호 감독이 '기생충'으로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에 이어 미국 아카데미상의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장편영화상 4관왕을 차지했다는 소식은 전 세계를 흔들어 놓았다.

아카데미상을 한 번도 받아 본 적이 없는 한국 영화계에서 아카데미상 수상은 모든 뉴스를 제치고 중심 사건이 되였다. 아카데미상이 미국에서 최소 3회 이상 상영된 영화를 대상으로 하기에 그동안 자막을 통해 봐야 하는 외국어 영화가 본상을 받는 경우는 매우 드물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의미가 크다.

봉준호 감독은 영화 '기생충'으로 새 역사를 기록하면서 답답한 현실에서 모처럼 '영화'같은 소식을 전해줬다. 미국 아카데미시상식의 백인주의를 깨고 외국어 영화로서는 처음으로 최고의 상을 쓸어 담았으니 '기적'이라는 표현도 과하지 않게 되였다.

세계를 흥분시킨 기생충은 봉 감독만의 디테일과 예술적 감각이 통한 결과라는 평가를 받았다. 탄탄한 스토리와 예상을 뒤집는 반전, 일상생활 속에서 톡톡 튀어나오는 해학적인 대사도 인정받았다.

봉 감독의 성공에 한국은 축하와 환호의 도가니에 빠지는 등 찬사가 대단하였다. 정치권도 여야없이 축하 행렬에 동참하면서 함께 기쁨을 나누었다. '기생충'이 미국에서 각광받은 이유 중 하나는 가난한 사람들의 테러에 의해 부잣집의 평화가 깨지는 이야기를 다루었다는 점이다.

미국인들이 무의식중에 가지고 있는 공포와 맞닿았기 때문이다. 부자만의 이야기가 아니고 영화속의 양옥집이 미국인이 보기엔 교외 주택단지의 중산층 주택을 떠올리게 잔디밭과 창고가 딸린 평범한 이층집이란 점에서다.

그래서 '기생충'은 마치 중산층의 삶이 침입자에 의해 파괴되는 것 같은 구도인데, 이게 미국 중산층의 불안을 건드린듯 하다. '기생충'의 설정에 더 몰입할 수 있었을 것이여 더 우호적이였다.

'기생충'이 기존 사회파 영화와 다른 대목은, 가난한 사람이 악한 침입자로 그려졌다는 점이다. '기생충'에서 묘사된 한국 사회의 양극화와 계급화의 책임을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 것인가?

특히 '조국 사태'를 돌아보자. 진보진영 자체가 이미 기득권 세력이 된 현실을 애써 외면하다가 역풍에 시달린 것이 바로 엊그제 일이다. '공정'에 대한 비난의 화살이 여권을 향해 뭇매를 든 것을 잊고 블랙리스트 주범이 아니라는 이유로 봉준호 신드롬에 편승할 자격이 없게 되였다.

이처럼 '기생충'에서 묘사된 부조리의 대상은 현재 우리 여권이다. 여권 또한 처절한 반성이 뒤따라야 한다. 외신들은 봉준호 신드롬 현상을 취재하면서 한국 사회의 반지하 주택을 소개한 것도 인상적이다.

땅 밑도 아니고 지상도 아닌 공간 절반만 땅밑에 있다하여 붙여진 이름이 반지하다. 그런데 이번엔 전 세계 매스컴들이 한국영화가 보여준 반지하를 조명하느라 법석였다. 봉 감독의 영화 말고, 현실 정치를 보면서 박수를 보내고 싶다.

기생충의 거대한 성과는 국민들에 자긍심을 심어주기에 충분하고 중요한 것은 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하였다는 점이 돋보였다.

충청일보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