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락관으로 인재개발원 자원
"지원단, 사소한 요구도 챙겨
복귀하면 코로나 종식 매진"

▲ 홍필표 진천군 서무팀장이 인재개발원에서 우한 교민 지원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충청일보 진재석 기자] 코로나19 감염 우려 속에서도 중국 우한 교민들을 수용한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근무를 자원한 홍필표 진천군 서무팀장(49·사진)이 지역사회에 귀감이 되고 있다.

홍 팀장은 가족들과 주변의 걱정에도 불구하고 지난 6일부터 '진천군 연락관'으로 인재개발원에 파견돼 열흘 동안 진천군의 소통 창구 역할을 했다. 그는 교민들이 완전히 퇴소한 16일 새벽에야 집으로 돌아갔다.

홍 팀장은 "제 업무인 데다 후배를 보내느니 어린 자녀가 없는 제가 가는 게 맞는다고 생각해 연락관을 자원했다. 가족도 선뜻 동의해줬다"며 "진천군 업무에 복귀하면 코로나19 종식에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원단과 지방자치단체의 소통이 원활하지 않아 교민 지원이 차질을 빚고 인재개발원 내부 사정을 잘 몰라 지역 주민들이 불안해한다는 지자체의 요구를 교민 지원 총괄 부처인 행정안전부가 받아들이면서 파견을 나갔다. 

홍 팀장은 교민들이 머물던 인재개발원 기숙사 1층에서 지원단과 함께 생활했다.

그는 "173명이라는 적지 않은 인원을 수용, 통제한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초기에는 혼선이 있었지만 곧 체계가 잡히고 지자체가 원활하게 소통, 협력하면서 별다른 어려움 없이 교민들을 잘 돌볼 수 있었다"고 밝혔다.

홍 팀장에 따르면 지원단원들은 교민들과 똑같은 도시락으로 식사를 했고 이들에게 배식을 마친 후에야 자신들의 밥을 챙겼다. 지원단원들도 인재개발원 바깥출입이 금지된 것은 물론 외부에서 물품을 들여올 수도 없었다.

24시간 당직 체계를 운영하며 교민들의 요구는 사소한 것도 챙겨주려고 노력했다고 홍 팀장은 전했다.

홍 팀장은 "수용 인원이 많다 보니 불평, 불만을 하거나 흡연 허용, 헬스장 운영 등 들어줄 수 없는 요구를 하는 경우도 있었는데 지원단원들은 차분하게 응대했다"며 "한밤중에 물품을 원해도 방호복을 착용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마다치 않고 곧바로 전해줬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외부에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지원단원들이 정말 고생했다"며 "같은 공무원 입장에서 봐도 배워야 할 자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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