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보겸 천안주재 국장] 지난 17일 충남 천안지역에는 올해 최고인 16㎝의 적설량을 보이며 직장마다 지각사태는 물론 평소 10분 거리가 1시간∼2시간이 소요돼 도로는 주차장으로 변했으며, 시내버스 안에서는 용변이 급해 발을 구르는 일이 발생할 정도로 도로 마비사태가 발생했다.

갑자기 내린 폭설로 차량정체가 심각하자 운전자들과 일부언론은 시청의 제설작업에 대해 비난의 강도를 높였다.

시는 눈이 내린다는 예보에 따라 지난 16일 오후 7시부터 1차 제설작업에 나섰고, 17일 오전 2시30분, 오전 5시, 오전 9시, 오후 6시 등 5차례에 걸쳐 염화칼슘 149t, 천일염 598t, 친환경 제설제 14t 등 모두 761t의 제설자재와 55명의 인력, 35대의 장비를 투입했다.

안타깝게도 이날 출·퇴근 시간대에 폭설이 이어졌고, 아산경계를 넘어서는 충남도 624호와 628호선의 제설작업 미비가 체증을 부추겼다.

밤을 새며 제설작업은 충분히 이루어졌음에도 비난이 쏟아지자 천안시는 억울함을 넘어 허탈하다는 입장이고, 눈만 내리면 해마다 반복되는 비난이다보니 이골이 났다.

17일 교통체증 원인 중의 하나는 운전자들의 의식부족이 한몫했다.

게 한 마리를 냄비에 넣으면 빠져나오지만 두 마리를 넣으면 서로 다리를 잡고 늘어지는 습성으로 인해 빠져 나오지 못한다고 한다.

신호등이 있는 사거리마다 ‘게 다리잡기’식의 차량 꼬리 물기로 서로 빠져 나가지 못하는 현상이 체증원인으로 작용한 것은 이날 도로상에 차량을 운전한 이들은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일부 사거리에서는 꼬리물기로 체증현상이 발생하자 운전자끼리 잘잘못을 따지는 고성이 오가는 꼴불견도 목격됐다.

여기에 일조한 것은 적어도 주요 사거리에 교통지도를 해야 할 경찰이 눈에 잘 띄지 않았다는 점이다. 

한번 엉클어진 도로상황에서 경찰인들 해결책이 없겠지만 존재만으로 꼬리 물기를 어느 정도 억제할 수 있음에도 자리를 지키지 못했고, 비난의 화살 과녁은 천안시청이 됐다.

대설주의보가 발령돼 대중교통을 이용할 것을 언론을 통해 알려졌지만 내 차를 이용한다는 고집과 체증을 예견해 출근시간을 앞당기지 않은 준비성 부족한 운전자가 제설작업 미비라며 행정기관을 비난할 정당성 확보는 크게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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