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일보 사설] 코로나19 사태가 지역 전파 우려까지 나오면서 국민들을 불안케하고 있는데, 지역 선별관리소에 대한 관리를 좀더 철저히하길 바란다.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18일 오전 9시 현재 31명까지 늘어났다.

특히 29번째 환자나 31번째 환자는 해외 여행력이 없다. 기존 확진자와의 접촉도 없어 보건당국을 긴장시키게 만들고 있다.

방역대책본부와 사고수습본부도 머리가 아프겠지만, 이러한 소식을 접하고 있는 국민들의 불안감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두 환자는 서울과 대구 지역이지만, 앞으로 어느 지역에서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확진자가 발생할 지 모르기 때문이다.

정부가 특단의 대책으로 요양병원 등 간병인의 해외 출입국 사항을 파악한다고 하지만, 이를 통해 숨어있는 환자를 찾아낼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이런 가운데 대전과 세종, 충북과 충남 등 충청지역은 18일 현재까지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지는 않지만 너무 느슨한 대응을 하고 있지는 않은 지 우려스럽다.

국민들이 수시로 코로나19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방문하고 있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홈페이지를 보면 지역의 선별진료소 수가 많지 않다.

대전의 선별진료소는 대덕구 3곳, 동구 1곳, 서구 3곳, 유성구 2곳, 중구 3곳이 있다. 대전의 구별 인구를 고려했을 때 선별진료소 수가 적다는 느낌이다.

더구나 대덕구 1곳은 환자의 검체를 채취하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은 것으로 나와있다. 이곳을 찾은 환자는 확인 시간이 더 걸릴 수밖에 없게 된다.

신도시 건설이 한창인 세종시는 지난 수년동안 인구가 급증해 현재 약 35만명 정도가 된다. 하지만 세종시에는 선별진료소가 2곳밖에 없다.

충북을 보면 괴산군과 단양군, 보은군, 영동군, 옥천군, 음성군, 진천군에 지역별로 2곳이 있다. 충주는 3곳뿐이다.

제천은 3곳이 있지만 1곳은 검체 채취가 불가능하다. 증평군에는 증평군보건소 1곳뿐이다. 청주는 4개구에 12곳이 있다.

충남은 공주·금산·논산·당진·보령·부여·서산·서천·아산·예산·홍성에 각각 2곳, 계룡·청양·태안에 각각 1곳, 천안 5곳의 선별진료소가 있다.

선별진료소 수가 이처럼 많지 않은데다 검체 채취가 안되는 선별진료소도 일부 지역에 1곳씩 있어 문제다.

각 지역 보건소는 선별진료소를 찾는 환자가 하루 10명 미만이기 때문에 현재의 진료소 수도 충분하다는 입장이지만, 그것은 확진자들의 감염경로가 모두 파악된 상태에서의 얘기다.

29번째 환자나 31번째 환자와 같이 확진자들의 감염경로가 불분명한 현 시점에서는 국민들의 불안감이 커져 선별진료소 방문 환자가 증가할 수도 있다.

물론 방문자가 늘어나면 그때 선별진료소를 더 확보하겠다는 게 지역 보건소들의 설명이지만, '사후약방문'식 대처보다는 사전에 준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본다.

일본 정부가 늘어나는 지역 확진자에 대해 뚜렷한 대처를 하지 못하고 있음을 국제 사회가 걱정하고 있는데, 이제는 우리나라도 지역사회 전파에 대한 대비책을 강구하지 않으면 안된다.

우리는 정부와 지자체가 선별진료소를 늘리고, 검체 채취를 위한 시설 지원 등 보다 확실한 대응을 해 주길 주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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