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후보들 불만 표출… "정치적 영달 추구 안돼"
각 정당별 지분 요구 등 셈법 복잡 … '통합 후유증'

[충청일보 배명식기자] 미래통합당이 출범하면서 충청지역 곳곳에서 4·15 총선 공천과 관련된 잡음이 일고 있다.

한국당·새로운보수당·전진당 등이 통합하는 과정에서 각 정당별 후보자들이 합쳐지고 통합당 추가 공천 신청자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기존 후보들의 불만이 커지는 상황이다.

신용한 서원대 객원교수가 이번 총선에 미래통합당 소속으로 충북 청주 흥덕에 출마를 선언하자 이 선거구에 출마한 자유한국당 출신의 같은 당 예비후보들이 비판의 목소리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충북도지사 선거를 앞둔 2018년 3월 당시 한국당에서 바른미래당으로 당을 옮겼던 신 교수가 보수 진영 혁신통합추진위원회 전략단장을 맡았다가 통합당에 입당, 출마 의사를 밝힌 데 따른 반발이다.

흥덕 당협위원장을 지낸 김양희 예비후보는 19일 충북도청 기자실을 찾아 "개인적 영달을 위해 당을 배신했다가 재입당하는 것은 용서받지 못할 일"이라며 "정치판이 혼탁하다지만 배신자는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신 전 위원장이 흥덕 경제의 '신용카드'가 되겠다고 했는데 신용카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신뢰"라며 "신용카드가 아닌 신용 불량"이라고 폄훼했다.

같은 선거구에 출마한 이규석 전 자유한국당 충북도당 사무처장도 지난 17일 낸 입장 자료에서 신 전 위원장에 대해 "진솔한 반성과 자기성찰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만에 하나 보수통합이라는 포장지로 개인적인 정치적 영달만을 좇는 것이라면 힘을 합쳐나갈 수 없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지난 17일 충북도청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19일 통합당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대전 서구을도 공천권을 두고 예비후보 간 치열한 신경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자유한국당 소속으로 홀로 활동하던 양홍규 예비후보가 통합으로 새보수당 출신 윤석대 예비후보와 공천 경쟁을 치러야 한다.

윤 예비후보는 새보수당 창당과정에서 큰 역할을 하면서 사무총장을 지냈다.

새보수당 출신 중 대전에서 유일하게 예비후보로 등록돼 있던 상태였기 때문에 새보수당 측의 '지분(전략 공천)' 요구 가능성이 있다.

반면 사실상 당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단수 후보로 활동해 왔던 양 예비후보와 지지자들은 '나눠먹기 식' 경선은 안 된다며 전략공천설에 대한 극도의 경계심을 내비치고 있다.

충남 천안병 이창수 예비후보도 한국당 소속으로 혼자 활동했으나 지난 13일 새로운보수당으로 등록한 박중현 예비후보와 공천 대결을 해야 한다.

아산을도 박경귀 전 한국당 아산을당협위원장이 지난해 12월부터 예비후보로 등록해 선거운동을 해왔다.

그러나 새보수당에서 김길년 전 바른정당위원장이 지난 14일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고 도전장을 내밀어 경선이 불가피하다.

박중현·김길년 예비후보는 새보수당의 대표적 인물로 손꼽히고 있어 이들을 구원하기 위한 새보수당의 지분 요구가 적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들 외에도 미래통합당에 공천을 신청하는 인사들이 더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음에 따라 공천 잡음도 끊이지 않을 전망이다.

지역 정치권의 관계자는 "여러 정당이 합치는 과정에서 생겨난 통합 후유증"이라며 "각 정당별 지분 요구 등 정치적 셈법이 적용돼 경선에 대한 예측조차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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