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병익 전 충북단재교육연수원장

 

[오병익 칼럼] 오병익 전 충북단재교육연수원장

선잠 깬 아이들 기지개 사이로 / 얼음 풀리는 소리, 개구리 하품에 놀란 버들개지 숨소리 / 하나 둘 노래되어 산자락 넘을 때 / 눈치 빠른 복수초, 꽃 등 켜고 마중 하네. /

이맘 때 풍경을 담은 필자의 동시 ‘봄을 캐는 아이들’ 전문이다. 중국 우한에서 발원된 신종 코로나19가 세계를 무차별 강타하고 있다. 뉴스 시간 잠식도 모자라 인터넷이나 모바일 SNS 및 메신저까지 넘친다. 봄 마중은커녕 바깥구경조차 잃어버린 아이들, 그렇듯 여러 날 무분별한 정보와 동거해 왔다. 정부 내에서조차 진짜 컨트롤타워를 두고 횡설수설하는 안타까움에 확진자 밀접 접촉자 격리와 의심환자 관리까지 혼란을 부추겼다. 그러나 사스와 메르스 사태 때 비싼 수업 경험으로 차츰 안정 되나 싶더니 대구가 또 뚫려 불안하다.

국가적 위기엔 책임부서의 통제 권한과 전문성을 동반 한다. 정보를 신속·정확하게 분석해 대응 시스템을 가동해야 국민은 안심할 수 있다. 중국 우한 귀국 교민들의 충북 진천(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충남 아산(경찰인재개발원) 분산 격리 역시 정부·지자체 간 불통으로 빚어낸 일방통행 물음표는 반발심을 부를 수밖에 없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장, 보건복지부장차관 브리핑은 입술 부르트다시피 정정과 사과의 엇박자를 거듭했다. 잇속을 챙기려는 마스크 시장 매점매석까지 공정관리위원회 감시 대상이 됐다. 방호복 착용조차 우왕좌왕할 골든타임 후진, 기회를 놓치면 호미가 할 일을 불도저에 맡겨도 힘들다. 소는 잃었을망정 외양간 고치는 게 매뉴얼 진화다. 하늘의 제왕적 포식자인 독수리 훈련은 새끼를 공중으로 던져 시련을 닦달하다 죽음 문턱쯤에서야 비로소 걷어 올린다. 사람 사는 세상의 묵시적 울림이 크다.

우린 6차원 세상 삶을 떵떵거리고 있으나 질긴 습관의 허물벗기란 다시 태어남과 같다. 변화는 생각이 의식 속에 안착돼야 가능하다. 환상만으론 도루묵 신세다. 그렇다고 지레 겁먹을 일은 아니다. 코로나19도 이미 한물 간 바이러스로 분류된 채 또 다른 신종(新種)이 언제 어디서 어떻게 명함을 준비하고 마구 내밀지 불문가지(不問可知)다. ‘원시와 미달’ 수식어로 엎질러진 물의 시시비비는 쉽다. 책임 전가, 기구 신설, 예산 증액을 넘어 자칫 멀어지기 쉬운 유비무환(有備無患)이 순리다. 하나하나 정확하게 짚어 예측과 해법을 찾으면 된다.

다시 돌아온 선거의 계절, 위험 요소 선제 대응과 근원적 층층구조 등 정부를 주목한다. 목숨과 바꿀 수 있는 건 없다. 생명 존중과 대응 타이밍도 결국 사람에 달렸다. 바이러스 백신보다 가짜뉴스 악성정보 백신부터 서두를 때 국민 안전 경고음이 사라지지 않을까 반문하는 진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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