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컷 오프설 民 4선 오제세 "무소속 출마 고려"
"야당 반사이익" vs "반발 예상" 분석 엇갈려

 

[충청일보 배명식기자] 4·15 총선을 50여 일 앞두고 충북 청주 서원구 선거판이 요동치고 있다.

지역구 현역인 4선 더불어민주당 오제세 국회의원(71)이 컷오프(공천 배제)될 경우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여야 후보들의 셈법이 복잡해졌다.

무소속 출마를 할 경우 민주당 표가 분산돼 야당이 유리해지고 출마를 포기하고 특정 후보를 지지하면 큰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선이 치러지고 오 의원이 패배할 경우엔 정치 인생을 불명예 퇴진으로 끝낼 수도 있다.

오 의원은 20일 "'컷오프 발표를 하려다 명예를 위해 불출마 기회를 주려고 한다'고 전해들었다"라며 "당에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의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다"고 덧붙였다.

오 의원은 전날 "노영민 실장 보좌관 출신이 4선 현역 의원을 아무런 결격사유도 없이 경선 배제 시킨다는 것은 황당무계한 일"이라는 문자메시지를 지인들에게 보내기도 했다.

그가 언급한 인사는 이장섭 전 충북도 정무부지사다. 이 전 부지사는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청주 흥덕구 국회의원이던 시절 보좌관으로 일했다. 이 때문에 흥덕구에 출마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었으나 막판에 서원구로 바꿔 출마했다.

오 의원이 무소속 출마를 강행한다면 청주 서원구 여·야 전체 판도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탈당한다고 해도 16년 동안 서원구에서만 활동한 만큼 지지기반을 활용한 영향력은 상당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쉽게 예상할 수 있는 가능성은 민주당 표의 분산으로 인한 미래통합당 후보의 '어부지리'다.

통합당 진영에서는 총선에 7번째 도전하는 최현호 전 서원구 당협위원장(62)과 최영준 변호사(52), 임병윤 전 ㈜한화 환경안전팀장(62)이 공천 경쟁 중이다.

오 의원이 공관위 결정에 따라 출마를 포기하고 다른 후보를 도울 수도 있다. 당연히 반발을 예상했을 것이고 대책도 마련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다른 후보들과 경선을 진행하는 경우의 수도 있다.

현재 민주당에선 오 의원과 이 전 부지사, 이광희 전 충북도의원(56)이 공천장을 놓고 경쟁하고 있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경선을 진행한 결과 오 의원이 탈락한 경우다.

4선 간판이 무안해지는 불명예 퇴진으로 정치 인생을 마무리할 수도 있다. 영향력이 적지 않다곤 하지만 세대교체를 원하는 유권자들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어 경선 승리를 장담할 순 없는 상황이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오 의원의 컷오프가 현실화하면 향후 이 지역의 선거판을 좌우할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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