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용 보은경찰서 경무계

 

[기고] 이현용 보은경찰서 경무계

봄의 시작을 알리는 입춘과 눈이 녹아 비가 된다는 우수를 지나 어느덧 경칩을 목전에 두고 있다. 이렇게 동장군의 기세가 한풀 꺾이고 봄의 전령사들이 새로운 생명이 태동하는 시기로 우리를 초대하고 있지만 그 발걸음이 가볍지만은 않다. 이유인즉, 꽁꽁 언 대동강의 얼음도 녹인다는 우수·경칩이라 할지라도 그 이상으로 경색되고 변모한 학교폭력의 변화양상을 감당하기엔 쉽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학교폭력의 저연령화 비율의 증가가 날로 심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교육부의 2018~19년 '학교폭력 실태조사' 통계에 따르면 피해응답률이 중학생의 경우 0.7%→0.8%로 0.1% 상승했으며, 고등학생은 0.4%→0.4%로 변화가 없었다. 이에 반해 초등학생은 2.8%→3.6%로 0.8%가 증가했다.

뿐만 아니라, 과거에는 신체적 폭력이 학교폭력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면 요즘은 언어폭력 등 정서적 폭력의 비율이 단연 1위를 달리고 있다.  '19년 기준 : 언어폭력(35.6%) > 집단따돌림(23.2%) > 사이버폭력(8.9%) > 스토킹(8.7%)게다가 위와 더불어, 학교폭력의 2차 가해로서 사이버폭력의 심각성도 큰 문제를 낳고 있다. 이는 스마트폰 문화가 확산되며 학교폭력에 있어 '공간의 전이'가 발생한 것으로 신체적 폭력과 결합한 새로운 유형의 출연이라고 말할 수가 있다. 전파 속도가 빠른 온라인 문화의 특성상 인정욕구에 민감한 10대들에게 '또래문화'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있어 보다 세밀한 관심과 주의가 요구된다.

이러한 학교폭력의 변화 추세에 맞춰 우리 경찰은 국정과제 '민생치안 역량 강화 및 사회적 약자 보호'의 세부과제로써 '학교폭력 및 학교 밖 청소년 보호'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또한, 가시적이고 선제적인 대응이 중요한 만큼 학교폭력에 대한 조기개입 체계를 구축하는 등 만반의 대비 태세를 유지 중이다. 재발방지를 위한 가해학생 사후관리 제도와 유관기관과의 협력 등을 더욱 공고히 해 교육부의 '학교폭력 예방·대응 제4차 기본계획'기조와도 발을 맞추고 있다.

한편, 현재의 상황에서는 학교폭력이 새로운 변화의 기류를 보이고 있는 만큼 생명존중 문화를 바탕으로 학교폭력 근절을 위한 공감대를 오프라인을 넘어 온라인으로 확장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그리해 온라인 플랫폼(SNS, 메신저) 등 민간 영역의 참여가 활발해진다면 새롭게 창궐한 현재의 유형에 대해 어느 정도 치료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서로 책임을 지는 관계로 존중하고 배려한다면 학교생활이 한층 더 안정화되고 따뜻해질 것이다.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