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원 전 언론인

 

[김종원의 생각너머] 김종원 전 언론인

코로나 19로 인한 위기상황은 집단지성으로 풀어야만 한다. 코로나 19는 심각한 의학적 전염병을 넘어 우리사회를 공포로 몰아넣고 있는 ‘사회적 질병’으로 진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 19 때문에 벌어지는 사람 간 지역 간 격리는 불신으로 증폭된다.(오해하지 마시라. 의학적 격리는 해야 한다. 다만, 그런 격리 때문에 오는 사회적 괴리감은 분명히 있다. 의학적으로 다른 방법, 예를 들면 백신개발 등이 없다는 게 답답한 현실이다.)

코로나 19 때문에 죽는 것보다, 나빠진 경기 탓에 죽겠다는 자영업자가 더 늘어나는 판국이다. 자영업자뿐만 아니다. 실제로 코로나 19로 인한 경기 침체 전망은 이미 현실화 되고 있다.

SNS상에서는 어려움을 호소하는 글들이 넘쳐난다. 아울러 공포를 일으키는 근거 없는 정보도 늘어나고 있다. 댓글들도 험악해지고 있다.

사회적 질병으로 발전하는 단계다. 출처를 알 수 없지만 공포심은 배가된다. 그 공포심은 전염력도 상당하다.

삼인성호 (三人成虎; 근거 없는 말도 여럿이 하면 곧이듣게 됨)가 급속히 전파될 수도 있다. 공포는 그 자체로는 아무 것도 이룰 수 없지만 공포로 인한 후폭풍은 걷잡을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대공황을 극복했던 미국 루즈벨트 대통령은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것이 있다면 두려움 이외에는 없다”고 말한 바 있다.

두려움을 이겨내는 방법은 집단지성을 통해 문제의 실체를 파악하고 대응방안을 찾는 것이다. 나아가, 두려움을 없애고 조심스럽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다. 우왕좌왕하지 않는 것이다.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할 수 있는 상황을 집단지성을 통해 얻어내는 것이다.

온라인상에서 코로나19 발생초기부터 전염병 확진자 이동경로, 방문지역, 감염인원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지도가 만들어져 많은 사람들에게 정보를 제공했다. 코로나 알리미, 코로나 앱으로 불리는 정보제공 사이트는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만들고, 제보와 공식적인 정보를 업데이트하고 있다. 사이트에 접속해 멀티 소통이 이뤄지면서 더 많은 정보들이 자발적으로 생성된다. 그야말로 ‘집단지성’이 발휘되는 순간이다.

집단지성은 합리적 의심, 다양하고 독립적이라는 전제가 있어야 한다. 여기에 더해 상호견제가 있어야 한다. 합리적 의심과 상호견제는 동전의 앞뒷면이다. 서로 상반된 합리적 의심끼리 자유로운 소통을 통해 합리적 결론을 찾아내야 한다.

합리적 의심은 문제를 제대로 볼 수 있게 만든다. 다양하고 독립적인 상호견제는 문제를 다양한 방향에서 볼 수 있게 한다. 실제로, 어느 한편에서 문제를 보게 되면 그 해결책도 한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다. 반면, 여러 각도에서 문제를 살펴보게 되면 편견없는 해결책이 다양하게 제시될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편견 없는 상호 소통과 합리적 결론이다. 코로나 19 대응을 주도하고 있는 정부, 지자체 등은 합리적 결정을 위해 집단지성을 모아주는 역할을 충실히 했으면 한다.

‘사회적 질병’으로 진화하고 있는 코로나 19를 잠재우기 위해선 집단지성의 힘이 무엇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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