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웅 수필가·시인

[김진웅 칼럼] 김진웅 수필가·시인

봄이 시작된다는 입춘, 얼음이 녹아 비가 된다는 우수도 지나고 새봄이 오지만 온통 코로나19로 얼어붙는 것 같다. 2019년 12월,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서 처음 발생한 코로나바이러스(SARS-CoV-2)에 의한 호흡기 감염질환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20년 2월 11일, 공식 명칭을 'COVID-19'로 발표하였고, 우리 정부는 2월 12일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의 한글 공식 명칭을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약칭 코로나19)로 명명(命名)하였다.

감염되면 약 2~14일(추정)의 잠복기를 거친 뒤 발열(37.5도) 및 기침이나 호흡곤란 등 호흡기 증상, 폐렴이 주증상이지만 무증상 감염 사례도 간혹 있다니 더욱 걱정된다. 그동안 청정 지역이던 청주도 지난 22일 뚫려 불안하다.

코로나19의 환자 수가 폭증해 602명이고 6명의 사망자가 나온 23일(16시 기준), 정부가 감염병 위기 경보를 최고 수위인 ‘심각’ 단계로 상향 조정했다. 2009년 신종 플루 사태 이후 ‘심각’ 경보 발령은 처음이다. 이제 방역대책은 국무총리의 지휘 하에 감염원 차단에서 피해 완화로 선회하게 되며, 대중교통 운행 제한 등 더 엄격하고 강제적인 조치가 가능해진다. 당장 교육부는 개학 연기로 휴업명령권을 발동해 개학을 일주일 연기했다. 전국 단위 학교 개학 연기는 이번이 처음일 정도로 심각하다.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 특수학교의 개학을 3월 2일에서 9일로 일주일 미루게 되었으니 많은 어려움이 수반된다.

국내 감염병 재난 위기경보는 관심(파란색)과 주의(노란색), 경계(오렌지색), 심각(레드) 등 4단계로 나뉜다. 우선 해외에서 신종 감염병이 발생하고 유행하기 시작하면 위기경보는 관심부터 시작되고, 그 감염병이 국내로 유입되면 주의로 격상한다. 지난달 20일, 첫 국내 확진자(35세 중국 국적 여성)가 나왔을 때도 이 기준을 적용해 위기경보가 주의로 높아졌다가 경계로 격상되었다.

걱정이 앞서 분석해보니, 국내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온 1월 20일부터 2월 21일까지 한 달여 동안 발생한 확진자(204명)보다 하루 만에 늘어난 확진자가 더 많았고, 증가세도 빨라지고 있다. 당일 16시 기준으로 22일(433명)에는 전날 대비 2배 내외로 증가하였고, 23일(602명), 24일(833명), 25일(977명, 사망자 10명)……. 앞으로 언제까지 얼마나 더 확산되어 심각한 피해를 입힐까 잠을 이루기 어려울 정도이다.

이 위기 사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특단의 조치가 시급하다. 손씻기, 마스크 착용 등을 철저히 실천함은 물론이고, 방문을 다 열어놓고 집안에서 모기 잡는 방법은 결코 안 되니, 만시지탄이지만 중국에서 들어오는 입국자를 차단해야 한다. 각국에서 한국인과 한국 경유자 입국을 금지·제한하거나 격리 조치하는 등 ‘한국 기피’ 현상이 확산하고 있어 통탄스럽다. 이런 사태 악화는 특정 종교 활동도 슈퍼 전파자 역할을 했지만, 애초에 중국으로부터의 감염원 차단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중국의 어려움이 우리의 어려움”이라고 배려했는데도 되레 중국은 한국인 입국을 통제하고 있다니…….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도 못 막는다.’는 우려가 현실로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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