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27일 우체국·농협·편의점서 판매" 발표
현장엔 안내만 … 준비 미흡에 소비자 '헛걸음'

▲ 27일 오후 충북 상당구 하나로마트 청주점 입구에는 '물량확보 중이며 판매일정이 결정되면 인터넷 등을 통해 알려주겠다'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진재석기자

[충청일보 진재석 기자] "마스크 판매하긴 하나요?"

27일부터 우체국과 농협, 편의점 등에서 마스크를 살 수 있다는 정부 발표에 공적 판매처를 찾은 시민들은 헛걸음만 해야 했다.

당초 이날 오후부터 마스크 물량이 풀린다고 알려지며 충북에 있는 우체국과 농협 하나로마트 등에는 마스크를 구하려는 시민들이 몰려들었다.

그러나 마스크 물량을 확보한 이후 판매 예정이라는 공지문을 읽은 해당 판매처 입구에서 시민들은 줄줄이 발걸음을 돌렸다.

이날 오전 청주우체국에는 마스크 구매 문의 전화가 쉴 새 없이 걸려왔다. 

우체국을 직접 찾아왔다가 발길을 돌리는 시민도 끊이지 않았다.

이날 기자가 찾은 청주시 서원구에 위치한 우체국 입구에는 '다음달 2일 오후 판매 예정'이라는 안내문만 있었다.

마스크 구입차 우체국을 방문한 한 시민은 내부로 들어가 직원에게 마스크 판매 여부를 문의했으나 "공급 여건이 취약한 읍·면 지역에 판매한다"는 직원의 설명에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시민 A씨는 "뉴스에서 우체국에 가면 살 수 있다고 해서 왔는데 이게 무슨 고생인지 모르겠다"며  "일반 시민들이 보건용 마스크를 구매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섣부르게 발표해 더 혼란을 가져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같은 날 오후 청주시 상당구의 한 농협하나로마트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됐다.

농협하나로유통도 우정국과 같은 '마스크 및 손소독제 긴급 수정조치'에 따른 공적 판매처다.

마트 입구에는 빠른 시일 내 마스크를 판매할 수 있도록 물량확보에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판매일정이 결정되면 관련 어플리케이션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인터넷 등을 통해 알려주겠다는 안내문이 있었다.

마스크 구매를 위해 마트를 방문한 시민들은 "마스크 재고가 없다"는 직원 말에 발만 동동 굴렀다.

일부 시민은 남아있는 유아용 방역마스크만 들었다 놨다 했다.

하나로마트에서 만난 주부 B씨는 "뉴스에서 우체국과 하나로마트에서 1인당 5매씩 살 수 있다 해서 외출하기 무섭지만 나왔다"며 "막상 와보니 물량이 언제 확보될지도 모른다는 소리만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정부에서 충분한 물량을 확보하는 등 특단의 공급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농협 등의 인터넷 판매처에는 접속자가 폭주해 오전부터 접속 장애가 빚어지기도 했다. 하나로마트 관계자는 "아침부터 전화 문의가 한 시간에 수십 통씩 걸려온다"며 "살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고객들이 전화하는데 물량이 아직 들어오지 않았다는 답변밖에 할 수 없어 답답하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