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규 청주순복음교회 담임목사

[수요단상] 이동규 청주순복음교회 담임목사

이번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많은 교회들이 주일 예배를 온라인 예배로 대체했다. 그 과정에서 주일 예배를 온라인으로 대체하는 것이 옳은 것인지 아닌지 여러 의견들이 있었다. 그러한 상황을 바라볼 때 성경에 있는 이야기 하나가 떠올랐다. 성경은 한 주간의 마지막 날을 하나님의 거룩한 안식일로 지키라고 말한다.

“일곱째 날은 네 하나님 여호와의 안식일인즉 너나 네 아들이나 네 딸이나 네 남종이나 네 여종이나 네 가축이나 네 문안에 머무는 객이라도 아무 일도 하지 말라 이는 엿새 동안에 나 여호와가 하늘과 땅과 바다와 그 가운데 모든 것을 만들고 일곱째 날에 쉬었음이라 그러므로 나 여호와가 안식일을 복되게 하여 그 날을 거룩하게 하였느니라”(출 20:10-11)

이스라엘 사람들은 이 말씀을 지키기 위하여 무엇이 ‘일’을 하는 것이고 무엇이 ‘일’을 하지 않는 것인지 구체적인 규정들을 만들었다. 그리고 그 규정들을 지키는 것이 성경의 말씀에 따라 안식일을 잘 지키는 것이라고 믿었다.

하루는 안식일이 되자 예수가 회당에서 말씀을 전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곳에 모인 사람들 중에는 손 마르는 병에 걸린 사람이 와 있었다. 바리새인과 사두개인들은 혹시나 예수가 이 거룩한 안식일에 설마 저 병자를 치유하여 ‘일’을 하려는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었다. 행여나 그러한 일을 한다면 이는 명백히 모세의 율법을 거역하는 큰 죄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예수는 말씀을 전하다가 일부러 그 손 마른 사람을 불러서는 일으켜 세웠다. 그리고 회당에 모인 사람들을 향해 이와 같이 외친 후 이 사람의 병을 고쳐주었다.

“안식일에 선을 행하는 것과 악을 행하는 것, 생명을 구하는 것과 죽이는 것, 어느 것이 옳으냐”(막 3:4)

유대인들에게 있어 안식일은 아무 일도 하지 않는 날이었다. 그런데 예수는 안식일이란 아무 일도 하지 않는 날이 아니라 더 적극적으로 선을 행하고 생명을 구하는 날이라고 말한다. 예수에게 있어 하나님이 금지한 일이라는 것은 단순히 불을 켜고 끄는 일이나 두 조각을 붙이는 일 따위가 아니라 바로 악을 행하는 것과 생명을 죽이는 일이었던 것이다.

사람들은 평소 자신의 유익을 위해서라면 다른 사람에게 해가 되는 일일지라도 서슴없이 하고마는 것이다. 거짓을 말하고 진실을 숨긴다. 다른 이에게 가야할 유익을 중간에 가로채기도 한다. 온 나라가 코로나19 바이러스로 고통받고 있는데 이 시기를 이용해서 자신들의 유익을 채우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바로 여기에 해당된다.

하지만 최소한 안식일만큼이라도 그와 같은 생각과 행동을 내려놓아야 한다. 매 순간 그러한 욕심과 이기심을 스스로 제어할 수 없다면 최소한 한 주에 단 하루 동안만이라도 자기 내면의 욕심과 싸워야 하는 것이다.

하나님이 금지한 일이 바로 그것이다. 내 유익을 구하는 일말이다. 지난 6일간 오직 내 유익과 만족을 위해 살아온 사람이라도 안식일 하루만큼이라도 ‘나’자신을 내려놓고 나보다 남을 위해 살도록 노력을 해야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가장 먼저 지난 6일간 해온 나를 위한 모든 ‘일’을 멈추어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다른 사람을 돌아볼 수 있는 여유가 생기기 때문이다.

결국 안식일에 ‘일’을 멈추어야 하는 이유는 아무것도 하지 않기 위함이 아니다. 예수가 말한 것과 같이 선을 행하고 생명을 살리기 위함인 것이다.

지금 당장 내가 바라보고 있는 것이 무엇인가? 그 일은 나를 위한 것인가? 남을 위한 것인가? 내 자신보다 다른 사람의 유익을 앞세우는 일이 아니라면 그 일은 안식일에 반드시 멈추어야 할 ‘일’인 것이다.

하나님은 안식일이야 말로 진정 복되고 거룩한 날이라고 말한다. 왜냐하면 그 날은 나보다 남을 더 생각하며 사랑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이로써 모든 사람이 너희가 내 제자인 줄 알리라”(요 13:35)

참된 안식은 사랑을 말하고 사랑을 행하는 것이다. 그 사랑을 통해 선을 행하며, 생명을 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적극적으로 선을 행하라. 그리고 더욱 사랑하라. 그것이 우리의 안식을 참으로 복되고 거룩한 것으로 바꾸는 힘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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