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일보 신홍균기자] 최근 전국 각지에서 지역 문화재단 설립이 급증하고 있다.

그런데 많은 기초자치단체들이 문화재단 설립과 문화예술 시설 짓기에 치중하다 보니, 실제 정책은 공급자인 지자체 중심으로 추진돼 왔다.

전국은 물론 같은 권역의 기초자치단체 지역 문화재단들 사이에도 규모나 예산, 운영 프로그램의 편차가 심하다.

이 책 '지역문화재단, 문화민주주의가 답이다'(사진)는 지역 문화재단의 현실적인 문제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문화예술 정책이 양적 팽창에 치중하며 성과 위주에 중심을 두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그렇다면 지역 문화재단의 주인은 누구일까. 지역 문화재단이 주민들의 '즐겨찾기' 대상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지자체는 지역 문화재단의 운영 활성화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저자는 이에 대한 해법을 먼저 지자체와 지역 문화재단의 관계성에서 찾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자체는 지역 문화예술을 효율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지역 문화재단을 설립한다.

그렇기 때문에 지역 문화재단의 바람직한 운영 방향은 이를 설립하고 운영을 감독하는 지자체의 역량에 달려 있다.

지자체가 어떤 문화예술 정책을 펼치고 해당 지역 문화재단이 어떤 문화예술 지원 프로그램을 추진하느냐에 따라 지역 주민의 문화적 삶은 달라진다.

지역 문화재단의 홍보가 부실하면 시민들은 문화 향유 기회를 잃게 된다.

저자는 이런 현실적 문제를 토대로 지역 문화재단의 활성화 방안을 문화민주주의 정책에서 찾는다.

문화민주주의 정책은 지역사회 문화생활에 적극 참여토록 장려하고 시민들이 문화생활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정책 결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공정하고 평등한 접근을 보장함이 목적이다.

이 책은 문화민주주의 정책의 핵심 의제인 '참여'·'공유'·'네트워크'를 키워드로 삼는다.

지역 문화재단을 설립한 기초자치단체 71곳 중 표본 추출한 20개 지역 문화재단의 주요 목적사업과 주민 참여 프로그램을 조사, 문화민주주의 요소의 포함 정도를 분석했다.

저자는 지역 문화재단의 운영 프로그램 중 주민참여 프로그램이 많으면, 즉 문화민주주의 요소가 많으면 운영이 활성화된 곳이라는 가설을 세우고 검증한 결과 유의미한 결과를 얻었다.

연구 결과 종합적으로는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을 비롯해 원주문화재단, 성남문화재단, 수원문화재단, 화성시문화재단, 강남문화재단, 성북문화재단이 주민 참여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진행하고 있어 운영이 활성화된 곳으로 분석됐다.

책은 지역 문화재단의 효율적 운영 기반을 문화민주주의 정책으로 해야 하며 나아가 시민민주주의에 입각한, 지역공동체가 참여하는 뉴 거버넌스 도입이 특성화 방안이라고 제시한다.

이와 함께 시대적 트렌드를 반영한 정책, 즉 1인 가구와 고령화 사회의 주류인 노년층이 대상인 맞춤형 프로그램과 생애주기별 특화 프로그램을 개발을 강조한다.

저자는 기자·문화기획자 출신인 이동형 박사다.

푸른사상. 272쪽. 2만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