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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길목이향숙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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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3.08  15: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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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목련] 이향숙 수필가

비가 보슬거린다. 강변은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다. 미세먼지가 극성을 부릴 때도 마스크로 온 얼굴을 가리고 걷는 이들로 넘쳐났었는데 저만치 인기척이 느껴지면 서로 마주치지 않으려 피하듯이 걷는다. 거리두기에 신경쓰다보니 산책에 집중 할 수 없다. 얼마 전 우한에서 발생한 코로나19 때문이다. 

대중이 모이던 곳은 한산해졌고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외출이 어려워졌다. 대형마트를 피하고 중소형마트에 손님이 드나드는 풍경이 그려졌다. 마스크, 손세정제가 동나 진열대는 텅텅 비어있다. 정부에서 대책을 세웠다지만 실현되기까지 시간이 걸린다. tv뉴스에 마스크를 사려는 시민들의 줄이 끝도 없이 세워져 있다. 노인들은 힘겹게 판매 공지장소에 갔지만 이미 품절이다. 생명과 연결되어 있으니 불안함을 감출 수 없다. 한편으로 생필품 사재기에 전쟁터가 되었다. 미래가 불안하니 사재기를 한다하여 탓하기도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이제는 두려움을 이기고 의연함을 가질 때이다. 

사람을 대하는 직업을 갖은 이는 마스크가 필수가 되었다. 만들 수도 없고 궁여지책으로 쓰던 것을 세탁해 쓸 수밖에 없다. 물론 기능이 떨어져 무용지물이라지만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하루 이틀 후면 충분하지 않더라도 발등에 불을 끌만큼은 공급이 된다고 한다. 하지만 당일이 되도 여의치 않을 것을 안다. 기다리는 마음은 타들어 간다. 다행히 가족들이 어렵게 구한 것이 한 장 남아 있어 며칠은 버틸 만하다. 한 두 시간 쓰는 것도 답답하지만 온종일 귀에 걸고 있다 보면 귓볼이 아파 줄에 휴지를 만다. 모자를 쓰고 있어 가릴 수 있지만 종종거리다보면 휴지가 비집고 나와 우스꽝스런 모습이 된다.

겨우 마스크 하나 쓰는 것도 불편한데 방호복을 입고 환자를 대하는 의료진의 고통은 어떠할까. 의복만 불편 한 것이 아니라 바이러스와 사투를 벌이는 그들을 생각하면 불평하던 자신이 부끄럽다. 세상과 격리되어 삶과 죽음사이를 표류하는 환우들은 또 어떠할까. 숙연해진다.

바람조차 미동 없는 거리가 되었다. 수없이 많은 생각들이 머릿속을 헤엄친다. 어떠한 어려움도 이겨낸 우리나라는, 아니 인류는 이번 코로나19도 분명히 이겨 낼 수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섭생부터 소홀히 여기지 않으며 적당한 운동을 하여 체력을 길러야 한다. 손 씻는 습관을 들이고 마스크를 쓰며 공공장소에 가는 것을 되도록 삼가 해야 한다.

이미 엎어진 물은 주워 담을 수 없으니 누구를 탓하기 보다는 함께 이겨나갈 방도를 찾을 때이다. 자신의 자리에서 꿋꿋이 하루를 살아내며 긍정의 마음을 가져야겠다. 정부 또한 백신개발을 하루빨리 이루어 내어 이번 사태의 종지부를 찍어주길 길 바랄 뿐이다.

가로수인 벚나무에 망울이 몽글인다. 그 아래로 줄기마다 빗물을 머금은 개나리나무에 물감이 뿌려지고 있다. 노랗게 실눈을 뜬다. 찬바람이 언제 샘을 부릴지 모른다. 우산 밖으로 나와 보슬비를 나무들처럼 맞는다. 이슬이 맺히는 머리를 털어 내며 우리에게 봄은 오고 있다고 희망을 가져본다. 예쯤이 진정한 봄으로 가는 길목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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