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능희 옥천·영동 주재 부국장

 

[이능희 옥천·영동 주재 부국장] "금융의 시대는 끝났다. 부자가 되고 싶다면 농부가 돼야 한다."

'투자의 귀재' 짐 로저스는 수년 전 영국 옥스퍼드대 강연에서 학생들에게 이같이 조언했다. 농부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데 농산물 수요는 계속 늘어나고 있어 농산물 가격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이 같은 미래예측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농촌 고령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충북 옥천·영동지역 농촌도 최근 4차 산업혁명의 바람이 불면서 격변의 시기를 맞고 있다. 

<지역 전통 농업 점차 쇠퇴>

이 지역 농업의 현주소를 압축하면 전통 농업은 점차 쇠퇴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발간한 '2019 통계로 보는 옥천'에 따르면 농가 수와 농업 인구는 2007년 6849가구 1만8567명에서 2018년 5696가구 1만2915명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이 기간 농가 수는 1153가구(16.8%), 농업 인구는 5652명(30.4%) 줄었다. 경지면적도 같은 기간 8994ha에서 7369ha로 18% 감소했다.

농업 인구와 경작지 면적이 감소하면서 주요 농산물의 생산량도 줄었다. 벼 재배면적과 생산량은 같은 기간 2845ha 1만3371t에서 18841ha 1만229t으로 각각 33.7%, 23.9% 감소했다.

옥천·영동을 중심으로 한 도내 남부권 대표 작물인 포도 재배면적도 매년 줄고 있다. 옥천 포도 재배면적은 2014년 342㏊에서 2018년 1196㏊로 42.6%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동 포도 재배면적도 1801㏊에서 1139㏊로 36.7% 줄었다.

<스마트팜 '부농 꿈' 활짝>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로봇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이 농업에 적용돼 농업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 농업의 판도를 완전히 바꿔놓을 새로운 물결, 바로 스마트팜이다.

스마트팜이란 정보통신기술(ICT)을 농사에 접목한 것으로 직접 논과 밭에 나가지 않고도 컨테이너박스 내 스마트팜 시설을 원격으로 제어하고 작물의 생육환경을 자동제어시스템을 통해 농작물 등을 재배하는 것을 말한다. 

실례로 옥천군 식용곤충 소득화 모델 사업의 대표자 격인 귀농 청년 여진혁씨(36·동이면 세산리)는 2016년 이곳에 정착한 후 정보통신기술을 접목한 스마트팜 방식의 농장을 운영해 고소득을 올리고 있다.

옥천군농업기술센터는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물과 온도를 관리할 수 있는 스마트팜 시설을 이용한 정밀한 재배관리로 품질 좋은 꽃모종을 생산하고 있다. 스마트팜 확산으로 농촌에 청년층이 유입되는 것도 또 다른 성과다.

농업·농촌·농민의 성장과 행복이 함께하는 따뜻한 4차 산업혁명이 농업·농촌에 널리 퍼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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