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영 전 청주고교장·칼럼니스트

[김재영칼럼] 김재영 전 청주고교장·칼럼니스트

2002년에 청주고 교장으로 부임하여 어머니회에 참석하여 말씀을 드릴 기회가 있었다. 바쁘신 일손 뒤로하시고 많은 어머님들께서 참석하셨는데 모임을 갖게 되면 항상 뒷자리는 차고 앞자리는 비어 있게 마련이다. 앞자리에 앉으시면 전진기어(gear)를 넣는 것이요, 뒷자리에 앉으시면 뒤로 후진(後進)하는 후진기어(gear)를 넣는 것이란 말로 회의의 화두(話頭)를 열었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보다 적극적인 삶의 자세가 요구된다. 자식은 가정에서 생활하며 부모님의 살아가시는 모습을 보고 배운다. 부모님께서 매사를 긍정적으로 보며 적극적인 자세로 생활하시면 자녀들도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자세로 생활에 임하게 된다. 

예기(禮記)에 출필곡반필면(出必告反必面)이라고 했다. 밖에 나갈 때는 반드시 가는 곳을 부모에게 告하고 돌아오면 찾아뵙고 돌아왔다고 告하는 것이 자식의 도리라고 했다.학년 초에 出必告 反必面을 교무실, 교실에 게시하고 학생들에게 배부해 가정에서도 벽에 붙여 놓도록 한 뒤 학교와 가정에서 이의 생활화에 함께 노력해 왔다. 

카네기는 "아홉 가지 꾸짖을 일을 찾아 꾸짖기보다 한 가지 칭찬할 일을 찾아 칭찬해 주는 것이 그 사람을 개선하는데 유효하다"고 했다.미국의 실용주의 철학자요, 심리학자인 윌리암 제임스(W.James)는 "사고(思考)가 바뀌면 행동이 바뀌고, 행동이 바뀌면 습관이 바뀌고, 습관이 바뀌면 성격이 바뀌고, 성격이 바뀌면 운명이 바뀐다"고 했다. "성격이 팔자"라고도 한다.

매사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적극적으로 생활하는 사람은 생활도 밝고 모든 일이 잘 풀려간다. 그러나 매사를 부정적으로 보며 소극적인 사람은 모든 일이 어둡고 잘 풀리지 않음을 우리는 늘 주위에서 보아왔다. 

우리는 세계화, 정보화 속의 정글법칙이 적용되는 무한경쟁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최근에 수입 개방에 따라 값싼 외국 농산물이 들어와 농민들은 판로를 잃고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날 우리는 겸양지덕(謙讓之德)만을 미덕으로 여기며 살아왔지만 이제는 매사에 긍정적이며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삶의 자세가 필요하다. 

어머님들께, 앞으로 앉으시고 전진기어를 넣으시라고 말씀드렸다. 흔히들 모든 게 팔자소관이라며 숙명론(宿命論)에 익숙해 있다. 군주론(君主論)의 저자인 마키아벨리는 "인생은 운명과 노력의 합주곡"이라 했고, 정자(程子)는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 하고 운명을 기다리자"고 했다. 오슬러는 "오늘에 살라"고, 오늘 하루가 소중함을 강조했다. 우리는 하루하루의 생활을 소중히 여기고 즐거운 마음으로 생활에 임하며(樂動), 직업을 소중히 여기며(敬業) 보람 있는 삶을 가꾸어 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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