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일보 사설] 얼마 전 모 채널에서 방영한 한 예능프로그램을 보면서 참 많은 감동을 받으며 나도 모르게 눈물을 흘린 생각이 난다.

유재석씨가 진행하는 이 프로그램은 코로나19에 맞서 자신을 희생하며 헌신하는 대구 의료진과의 인터뷰가 방영됐다.

대구의 한 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간호사 정대례씨, 국군간호사관학교 임관 후 현장으로 바로 파견된 김슬기 소위, 대구 확진자 진료 총괄책임 이지연 의사, 호소문을 올린 대구의사협회장 이성구 선생님의 동기 서명옥 의사 등의 목소리를 담았다.

지난달 18일 첫 신천지 신도 확진자가 나온 이래 대구와 경북 지역은 걷잡을 수 없는 환자 폭증으로 공포에 얼어붙었다. 

코로나19가 발생한 어느 지역 하나 어려움을 겪지 않는 곳이 없었지만 대구와 경북은 더욱 심각한 상황을 맞이했다.

그러나 지금까지도 대구와 경북은 코로나19에 맞서 당당하게 버텨오고 있다.

무엇보다도 이들 지역을 다시 한 번 일으킬 수 있었던 것은 헌신적인 의료진과 시민들이다. 전국에서 달려가 구슬땀 의술을 펼친 의료진의 고군분투는 감동적이다. 

이성구 대구시의사회장이 코로나19 치료에 의사들의 동참을 호소하고 나선 것이 큰 도화선이 됐다.  

대구의 부모, 형제, 자매들이 초유의 의료대란에 내몰리는 고난의 현실을 외면하지 말자는 읍소였다. 

그리고 이 회장은 최전선으로 먼저 나갔다.

전국에서 자신의 병원 문을 닫은 개업의부터 은퇴한 간호사까지 대구경북으로 달려간 것이다.

수백명에 달하는 의사들과 간호사들이 대구로 달려갔고 군부대 의료진까지 힘을 보태고 있다. 여기에 이들을 돕기 위한 자원봉사자들의 손길과 전국 각지에서 쏟아지는 국민들의 격려, 위문품까지 코로나19를 이겨내기 위한 우리들의 마음이 한 곳에 모인 것이다.

사실 의료진을 비롯한 보건 당국의 노력은 비단 대구·경북 지역만의 일은 아니다. 

충북 청주의 경우에도 방역의 중심에 서 있는 지역 보건소 직원들의 경우 매일 같이 밤을 새워가며 고군분투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동선 찾기에 나서고 방역 활동을 벌이고 또 다시 예방 활동에 나서고 매일 같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일선 시청 직원들 역시 마찬가지이다. 

매일 같이 신천지 교인들을 대상으로 혹시 모를 증상들에 대한 모니터링을 하는 일선 구청 직원, 지역의 독거노인이나 어려운 이웃들을 찾아 감염 증세를 살피는 읍·면·동 사회복지사, 대중교통 시설의 책임을 지고 있는 대중교통 담당 직원 등 이루 말할 수가 없다.    

때론 지역민들에게 비난의 목소리도 감수해야하지만 누구하나 불평하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해오고 있는 것이다.

나는 이들의 희생정신과 소명 의식에 박수를 보낸다. 

우리는 언제나 그랬듯이 이렇게 전염병 대란을 극복해 나갈 것이다. 

앞서 말한 한 프로그램에서 대구 의료진들이 인터뷰 중 밝힌 소감이 생각난다.

"전국 각지에서 도움의 손길을 보내주시는데 전 국민이 같은 마음으로 이 힘든 시기를 이겨냈으면 좋겠다"

"간호 업무에 최선을 다할 것을 국민들에게 약속을 드린다. 믿고 맡겨주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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