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규 국립괴산호국원 현충과장

 

[기고] 박동규 국립괴산호국원 현충과장

국립괴산호국원에서는 평일 오후 2시에 현충관 강당에서 안장되시는 유공자를 대상으로 '일일합동안장식'을 거행한다. 이것은 국가를 위해 헌신한 유공자의 마지막을 예우하는 엄숙하고 경건한 의식이다. 여러 유공자를 함께 모시는 행사인 만큼 국가를 대표하는 집례관과 유가족 대표의 헌화, 헌시낭송, 의전단의 영현봉송 등을 포함해 성대한 의식이 치러진다. 

국립괴산호국원은 지난해 10월 개원한 이래로 지금까지 안장신청 1900여 건, 이장신청 5600여 건을 비롯해 9500여건의 신청이 있었다. 또한 유공자와 배우자를 포함해 총 2400여 분께서 안장되셨다.이렇듯 많은 분들의 관심 덕분에, 일일합동안장식이라는 성대한 행사를 쉬지 않고 거행할 수 있었다. 

또한, 유공자의 마지막을 예우와 존경의 마음을 담은 성대한 의식으로 거행하면서, 많은 유가족께서도 감동을 받았다고 말씀해 주셨고, 또 그에 뿌듯함을 느꼈고, 영광스러웠다. 그러나 코로나19의 전국적인 확산으로 인해, 이 '일일합동안장식'은 중단될 수밖에 없었다. 우리 호국원은 유가족들의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서 불가피하게 일일합동안장식을 중단하고, 한 가족단위의 개별안장식만 진행하게 된 것이다. 

국립괴산호국원에 근무하는 공무원로서 가장 아쉽고 안타까운 점은 바로 일일합동안장식을 거행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물론 개별안장식이라고 해서 존경과 예우를 갖추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국가를 위해 헌신한 유공자의 마지막을 조금이라도 더 성대하게 기억하고 되새기고 싶기에, 여전히 아쉬움은 남는다. 

이곳에 안장되신, 그리고 앞으로 안장되실 유공자들은 우리나라가 위기에 처해 있을 때 자신의 목숨은 돌보지 않고 앞장서 달려가신 분들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재난 상황에도 앞장서서 환자를 돌보는 수많은 의료진과 기부자들, 그 밖에 많은 의인들 역시도 너나할 것 없이 앞장서서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감염에의 공포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몸을 돌보지 않고 나서는 그 모습은 이곳에 계신 유공자의 정신을 이어받았기 때문이 아닐까. 하루빨리 이 정신으로 코로나19를 극복하는 날이 오기를 기다린다. 그리고 이 정신을 물려주신 우리 유공자분들의 마지막을 보다 성대하게 '일일합동안장식'으로 기억하고 예우할 수 있기를 기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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