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불황 장기화 … 백화점 매출 '반토막'
아울렛 60·쇼핑몰 80% 감소 … "인건비도 못줘"

 

[충청일보 이정규 기자] 코로나19가 발생 2개월이 넘도록 진정되지 않으면서 유통업체들의 고통의 소리가 커지고 있다.

25일 지역 유통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가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매출이 급락해 점점 버티조차 힘들어지고 있다.

유통업체가 매출에 영향을 받기 시작한 시점은 설 명절 이후부터다.

코로나19가 처음 발생한 지난 1월20일부터 설 명절까지는 그나마 바이러스에 대한 위기감이 덜하고 선물 준비로 매출이 줄지는 않았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진자가 조금씩 늘면서 설 명절 연휴 이후부터 매출에도 영향을 받게 됐다.

그래도 지난달 18일 대구에서 31번째 확진자가 나오기 전까지는 마이너스 폭이 크지는 않았다.

31번째 확진자 발생 이후 하루 확진자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면서 유통업체에는 고객들의 발길이 점점 끊기기 시작했다.

충북 청주의 경우 지난달 22일 첫 확진자 소식이 전해지자 백화점, 아울렛, 쇼핑몰 등에는 고객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가 됐다. 대형마트는 생필품 구매가 늘어 마트별 매출에 차이를 보이고 있다. 지난 달 매출을 보면 A대형마트는 전년대비 3% 가량 소폭 증가했지만 B대형마트는 전년대비 22%나 감소했다.

백화점은 지난달 전년대비 10~40% 매출이 줄었다. 이달에는 집계가 안됐지만 그 이상 매출 감소를 보이는 상태로 전해졌다. 백화점 입점 매장은 대부분 40%가량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화점 입점 매장들은 위기 타개를 위해 회원인 단골 고객 위주로 전화 주문을 받고 있다. 택배비는 브랜드에서 부담한다.

유통업체 중 경기 침체로 평소 큰 인기를 끌던 아울렛은 이번 코로나19로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지역 아울렛들은 지난 달 40% 정도 매출이 감소했으며, 이번 달은 더 심각해 60%까지 매출이 줄어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쇼핑몰도 고객이 오지 않으면서 지난 달 60% 가량 매출 하락에 허덕이고 있다. 이번달은 70~80%의 감소를 보이고 있다.

이로인해 패션과 식품에 입점했던 일부 매장들이 인건비 감당이 안돼 아예 문을 닫는 사태까지 벌어지고 있다.

유통업체들의 더 큰 걱정은 코로나19 사태가 언제까지 갈 것인가다.

지역의 C유통업체 점장은 "한두달은 어떤 식으로든 견뎌볼 수 있지만, 3·4개월 이상으로 장기화 된다면 살아남을 입점 업체가 없을 것"이라며 "이런 심각한 상황은 지역 유통업체가 발을 디딘 이후 처음 겪는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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