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일보 사설] 충북지역 지자체들이 코로나19 확산을 막고자 봄철 도내 주요명소를 찾는 나들이객 차단에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부족하다. 코로나19 종식을 위해 지자체는 조금 더 꼼꼼히 차단 대책을 마련하고 국민들은 조금만 더 인내를 가져주길 바란다. 

청주시는 무심천변 벚꽃 만개 시기가 다가오자 몰려들 상춘객을 대비해 행정명령을 내렸다. 

벚꽃이 몰려있는 구간 내에서 2m 이상 간격 유지, 마스크 착용, 주·정차 금지, 노점상 영업 금지, 음식물 섭취 및 음주 금지 등을 명령했다. 

시청 직원들을 현장에 배치해 나들이객들의 행정명령 이행 여부를 점검하고 한 쪽으로만 걷는 일방통행을 유도할 예정이다.

무심천변 벚꽃이 피는 구간은 10㎞ 상당에 달한다. 그 긴 구간에 늘어선 수많은 인파를 과연 배치된 시청 직원들이 통제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마스크 미착용이나 2m 이상 간격 유지 위반 등에 대한 처벌 역시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 

충주시도 다음 달 열릴 예정인 충주호 벚꽃축제를 취소했다. 하지만 꽃놀이 시민들을 막기 위한 대책은 곳곳에 붙여 놓은 '방문 자제' 플래카드 뿐이라고 한다. 

제천시도 청풍호 벚꽃축제를 취소했지만 상춘객에 대한 뚜렷한 대책이 아직 없다.

이와 대조적으로 전국에서 가장 유명한 벚꽃 축제인 '진해군항제'를 개최하는 경남 창원시는 강도 높은 상춘객 대비책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 

국내외 여행사 2만2300여 곳에 '진해군항제' 취소 사실을 알리고 단체 여행객 모집을 취소해달라는 양해 서한문을 전달했다.

주요 관광지인 경화역과 여좌천 데크로드를 전면 폐쇄하고 여좌천 양방항 구간과 안민고개 전 구간에 대해 차량 통행을 차단했다. 

군항제 기간 관광객 편의를 위해 제공했던 임시주차장과 공중화장실 등 편의시설을 설치하지 않기로 했으며 경화역과 진해역 3차로 주차 허용 구간도 취소했다.

국민들의 마음도 이해는 간다. 겨우내 코로나19 사태로 마음 편히 외출도 못했다. 개학이 자꾸 연기되면서 놀러가자고 보채는 어린 자녀들의 목소리를 더 이상 외면하기도 힘들다. 

이 와중에 꽃이 피는 계절이 돌아오면서 마음이 흔들리고 있다. 

하지만 지금은 조금 더 이해와 인내가 필요한 시기다. 상춘객이 몰려들고 학교가 개학하는 시기 순간의 방심으로 코로나19가 지금보다 몇 배 규모로 창궐할 수도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한범덕 청주시장도 상춘객 대책 간부회에서 "행정 대책도 중요하지만 성숙한 시민의식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금만 더 참고 기다려야 현재의 고통스러운 시간을 빨리 벗어날 수 있다. 대국적 차원의 인내야 말로 이 혼란에서 벗어날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이다. 

지자체들도 단순히 상춘객들을 틀어막기만 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란 것을 알아야 한다. 

국민들의 욕구 불만을 해소할만한 대체제가 없는 상황에서의 차단은 풍선효과를 가져올 것이기 때문이다. 이해하고 인내하는 국민들의 위한 불만 해소 방안도 함께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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