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 주민들, 확진자 무단 이탈에 '격앙'
정부 철저 관리 약속 헛말… 공포감 확산

[보은=충청일보 심연규 기자] 충북 보은군 시설에 수용됐던 코로나19 확진자가 이탈해 마을 주민과 접촉한 사실이 전해지면서 보은 주민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충북 보은군 장안면 서원리 병무청 사회복무연수원에 격리 수용돼 생활치료를 받는 대구시 코로나19  확진 환자인 신천지교육생 A씨(26·여)가 무단 이탈하는 일이 발생해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보은 장안면 주민들은 지난 27일 장안면 행복지원센터에서 보은군과 보건소 관계자 3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 대책 회의를 열고 대응책과 안전에 대해 따져 물었다.

신국범 서원리 이장은 "수용환자를 철저하게 관리하겠다던 정부와 군의 약속이 헛말에 그쳤다"며 "수용인원 전원을 대구로 돌려보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 이장은 "어떻게 수용환자가 무단 이탈해 인근 주민을 만나 커피까지 마실 수 있느냐"며 "만약 정부나 군에서 주민이 납득할만한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사회복무센터 진입로를 막거나, 진입로에 있는 다리를 폭파하겠다"고 격앙된 어조로 불만을 쏟아냈다.

신 이장은 또 "A씨가 무단이탈했을 당시 인근에는 25인승 버스를 타고 온 나들이객이 천막을 치고 놀고 있었다"며 "인근의 CC(폐쇄회로)TV를 철저히 확인해 A씨가 이들과 접촉했는지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 이장은 "A씨가 펜션을 운영하는 부부 외에 나들이객과도 접촉했다면 지역사회 감염이 걷잡을 수 없이 발생할 수 있다"며 "철저한 역학조사와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직까지 확진자가 1명도 발생하지 않은 보은에서 이처럼 확진자 이탈로 지역 사회 감염 우려로 군민들이 공포감까지 느끼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지난 26일 오후 2시20쯤 사회복무연수원에 코로나19 치료를 위해 격리돼 있던 A씨가 무단으로 격리 생활관을 이탈해 인근 마을을 방문했었다.

격리 환자인줄 몰랐던 펜션을 운영하는 마을 주민은 펜션 예약 손님인 줄 알고 커피를 대접하며 대화를 나눴다.

이날  펜션 주인 부부와  코로나 환자인 A씨 셋이 커피를 마셨으며, 코로나 환자가 마시고 남은 커피를 펜션 주인(71·여)이 마신 것으로 전해졌다.

커피를 마시고 동네 주민과 얘기를 나누며 동행하고 있는 가운데 사회복무 연수원 내  환자를 관리하는 대구시 지원단 직원과 의료진이 이 여성을 쫓아와 사화복무연수원으로 데려가면서 여성이 코로나 확진 환자라는 것을 알게 됐다.

충격을 받은 마을 주민은 장안면 행복지원센터를 통해 보은군보건소에 바로 보고했고 마을 이장에게도 이 같은 상황을 알렸다.

당초 대구시 코로나 환자 수용 주민설명회 때  대구시와 보건복지부, 행안부, 충북도, 보은군,보은경찰서 등은 완전 격리 및 외곽경비 철저, 정화조 이동 동선에 대한 수시 소독 및 인근 마을 수시소독 철저한 안전을 약속했지만 이런 약속과 달리 보안에 구멍이 난 것이다.

무단 이탈했던 A씨는 지난 27일 오전 대구 근로복지공단 대구병원으로 긴급이송 후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

현재 장안면 서원리 병무청 사회복무연수센터에는 경증의 코로나 환자 181명이 의사, 간호사, 간호조무사 등의 의료진 26명의 치료를 받고 있으며 보건복지부에서 2명, 행안부,국방부 등 정부기관에서 46명이 파견돼 있다.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