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모 중학교 동급생 폭력사건
모친 "욕설하며 촬영도 … 딸 보면 가슴 찢어져"
가해자 엄벌 국민청원 진행 … 경찰, 수사 착수

▲ 가해학생들이 B양의 목덜미에 담뱃불로 낸 상처.

[충청일보 진재석기자] "여자아이 몸에 이런 상처라니…학생인 것을 떠나 사람으로서 하면 안 되는 행동들이잖아요. "

동급생에게 집단 폭행을 당했다는 피해 여중생 어머니 A씨는 1일 본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딸이 당한 일을 언론에 알리는 게 걱정스럽다"면서도 "가해 학생들이 합당한 처벌을 받고 추가 피해가 일어나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 용기를 냈다"고 말문을 열었다.

A씨는 충북의 한 중학교에 다니던 딸이 집단폭행을 당한 지난 달 29일부터 새끼를 빼앗긴 어미 원숭이의 창자가 토막토막 끊어져 있다는 모원단장(母猿斷腸) 상태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A씨는 그날 오후 친구의 연락을 받고 집을 나선 딸 B양을 도내 한 지구대에서 볼 수 있었다.

온몸에 상처를 입은 딸을 마주하자 A씨는 하늘이 무너지는 심정이었다.

A씨는 "집단 폭행을 받은 뒤에도 딸은 어떡해든 살고자 하는 마음으로 곧바로 지구대에 갔었다" 며 "만신창이가 된 딸의 모습을 보자 피가 거꾸로 솟는 비참함도 느꼈다"고 말했다.

B양은 가해자인 동급생의 '뒷담화'를 하고 다녔다는 이유로 집단 폭행의 표적이 됐다.

A씨는 "가해 학생들은 많은 친구들과 함께 딸을 사람이 없는 골목으로 데리고 들어갔다"며 "아이들은 딸에게 무차별적인 폭행을 가하면서 또 다른 친구들을 계속 불러 모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이들은 많은 사람이 보는 앞에서 웃으며 폭행을 가했고 입에 담지 못할 성적 표현이 담긴 욕설을 내뱉으며 휴대폰으로 영상을 촬영했다"고  부연했다.

그는 "담뱃불로 아이 몸에 상처를 내고도  웃는 표정으로 현장을 떠난 가해 학생들을 생각하면 아직도 울분이 차오른다"고 토로했다.

A씨 가족은 그날 이후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며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다.

폭행이후 경찰서를 오가며 피해자 조사를 받는 사이 가족들의 일상은 피폐해졌다. A씨는 "저희가 걱정할까 바 의연한 척 웃는 딸의 모습을 볼 때마다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아무렇지 않은척 하고 있지만 A씨의 딸은 여전히 심리적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A씨는 "평소 성격이 밝았던 딸이 추가 보복이 두려워 잠도 제대로 못자고 먹지도 못하며 힘들어하고 있다"며  "하루하루를 두려움에 떨고 지내는 딸의 모습을 보면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딸이 당한 일을 SNS와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올렸는데  가해 학생들은 뉘우침 없이 글을 내리라고 협박하고 있다"며 "가해자들이 미성년자인 것과는 별개로 경찰이 적극적으로 수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A씨가 가해 학생들을 엄벌해 달라고 호소하며 올린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이날 오후까지 2600명이 넘는 누리꾼이 동의했다. 충북 청주상당경찰서는 이 사건과 관련해 집단폭행이 발생한 인근 CCTV영상과  B양의 진술을 확보하고, 당시 현장에 있던 학생들을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관련 내용을 경찰로부터 전달받은 충북도교육청은 가해학생들을 대상으로 학교폭력위원회 절차를 밞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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