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일보 사설] 4·15 총선 후보들이 공식 선거운동에 돌입했지만 코로나19에 쏠린 유권자들의 관심을 돌리기엔 역부족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일수록 유권자들은 더욱 꼼꼼히 후보와 정책, 공약을 확인해야 한다. 유권자의 권리이자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의무이기 때문이다.

각 정당의 후보들은 2일을 시작으로 오는 14일까지 총 13일 간 공식 선거운동을 벌인다.

하지만 전 국민의 관심은 코로나19에 쏠려있다.

여기에 여·야를 막론한 공천 잡음, 비례 위성 정당의 협잡과 야합 등 추태들과 맞물려 유권자들의 정치 혐오는 회복 불가능한 수준으로 악화됐다.

선거철마다 나오는 "어느 놈이 돼도 똑 같다"는 푸념이 더욱 커지고 있다.

후보들도 제대로 된 선거운동이 어려워 애를 먹고 있다.

유권자와의 대면 선거운동을 최대한 자제하면서 온라인 홍보 등에 열을 올리고 있다.

확성기를 동원한 차량 유세도 예전보다 조용하게 진행 중이다. 대규모 인원을 동원하는 현장 유세도 없다.

기존의 방식들이 올바른 선거운동이란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선거에 대한 유권자의 관심은 끌 수 있었다.

선거 자체에 관심이 생겨야지 우리 지역에 누가 후보로 나오는지, 공약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살펴보게 된다.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예년에 비해 유권자의 관심이 극도로 낮아지면서 정책 대결과 인물 검증, 이슈 논쟁이 실종된 전례 없는 '깜깜이 선거'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유권자의 관심이 낮아지면 제대로 된 인물을 지역과 나라의 대표로 뽑을 수 없게 된다.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인물이 앞으로 4년 간 우리 지역구, 대한민국 입법부를 이끌게 될 수도 있다.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기는커녕 퇴행 정치를 되풀이 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제대로 된 국회의원을 뽑는 일이 국가를 위해, 지역사회를 위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우리는 알고 있다.

이제부터라도 유권자들이 선거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후보자들의 자질과 능력, 공약의 현실성과 정당의 정책 효과 등을 면밀하게 따져 유능한 국회의원이 선출될 수 있도록 유권자들의 관심이 필요하다.

특히 이번 총선은 준연동형비례대표제가 새로 도입된 선거라는 점에서 유권자의 관심이 절실하다.

참여하는 비례정당만 35개, 투표용지 길이는 역대 최장인 48.1㎝에 달한다. 듣도 보도 못 한 정당도 적지 않다.

대한민국 정치 지형을 송두리째 바꿀 수 있는 선거인데 깜깜이로 진행된다면 이에 따른 피해는 오롯이 유권자인 국민에게 돌아간다.

이번 총선엔 충북 8개 선거구, 충남 11개 선거구, 대전 7개 선거구, 세종 2개 선거구에서 113명이 후보로 등록했다.

총선은 국가가 국민에게 준 인사권이다. 정당에서 제대로 못한 후보자의 검증에서부터 정책 비교까지 모두 유권자의 몫이다.

유권자가 본인의 권리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의무도 저버려선 안 된다. 정치의 주인은 유권자임을 이번 총선을 통해 꼭 보여줘야 한다.

유권자들의 끊임 없는 관심이 정치를 바로 세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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