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 역풍 맞을라… 요란한 선거운동 자제
타 후보 사용 땐 뛰어들 만반의 준비 완료

[특별취재팀] 코로나19 사태가 지속하면서 충북 보은·옥천·영동·괴산(동남4군) 선거구에 출마한 후보들이 로고송 사용을 놓고 고민에 빠져 있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조용한 선거’기조에 맞춰 로고송을 크게 틀거나 선거운동원이 율동을 하는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다. 

선거용 로고송이 떠들썩하게 울려 퍼졌던 4년 전 총선 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특히 로고송은 선거 때마다 등장하는 풍경이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위축된 민심을 잘못 자극했다간 역풍이 우려된다는 판단에서다.

▲ 더불어민주당 곽상언 후보가 부인과 함께 홍보차량에서 유권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곽상언 후보는 트로트 ‘찐이야’와 ‘싹 다 갈아엎어 주세요’라는 가사의 노래 ‘사랑의 재개발’, 동요 ‘아기상어’를 로고송으로 선택했다.

그러나 이 로고송을 언제부터 사용할지는 정하지 못했다.

곽 후보 캠프 관계자는 “로고송과 율동팀 구성을 마쳤다”면서 “중앙당 차원에서 '조용한 선거'를 원칙으로 세운 만큼 그에 따라 로고송 사용 여부를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 미래통합당 박덕흠 후보가 영동읍 중앙로 사거리에서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미래통합당 박덕흠 후보는 한국의 대표 민요인 ‘옹헤야’와 흥겨운 리듬의 가요 ‘한잔해’를 로고송으로 골랐다.

박 후보 캠프는 “코로나19 시국에 튀는 선거는 오히려 눈총을 받을 수 있어 고민 중”이라며 “로고송을 틀게 돼도 최대한 볼륨을 작게 해 유권자들에게 불편함이 없도록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막판으로 치달을수록 선거전이 가열될 현장에서 두 후보의 이 같은 ‘조용한 선거’ 기조가 끝까지 유효할지는 미지수다.

각 후보 측은 유권자 이목 집중과 상대 후보 기선 제압 차원으로 로고송이 필요해 쉽게 포기할 수 없기 때문이다. 

두 후보 선거캠프는 로고송을 만들어 놓고 다른 후보가 먼저 틀면 따라 하려고 눈치를 보고 있다는 얘기다.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뒤지는 곽 후보 캠프는 더욱 속이 탄다. 

정부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오는 19일까지 연장한 상황에서 혹시 유권자의 반감이라도 살까 봐 애써 준비한 로고송을 아예 틀지도 못하고 난감해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로고송 만드는 비용은 저작권료와 인격권료, 제작비용을 포함해 보통 곡당 200만∼250만원 정도가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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