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일보 사설] 9일부터 교육 역사상 처음으로, 이름도 생소한 '온라인 개학'으로 새 학기가 시작된다.

대학 입시를 앞두고 있는 고등학교 3학년과 고교 입시를 준비하는 중학교 3학년이 대상이다. 다른 학년은 일주일 뒤 개학한다.

정부가 온라인 개학을 예고하면서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한 학부모들은 대부분 찬성하는 분위기였다.
학교에서도 혹시나 발생할 감염 때문에 정부의 결정에 수긍하는 모습이다.

그렇지만 대안으로 내놓은 온라인 수업이 경험이 없는 교사나 학생 모두에게 당황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온라인 수업은 교사와 학생들이 실시간으로 만나는 쌍방향 수업과 동영상 콘텐츠를 제공하며 과제를 내주는 단방향 수업 중 학교마다 선택하도록 돼 있다.

이 부분도 사전에 공지가 잘 이뤄져야만 불이익을 받는 일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학생들이 혼란을 겪지 않도록 우선 9일과 10일은 오리엔테이션 성격으로 진행된다.

쌍방향 수업은 학생들의 출·결석이나 학습 태도를 체크할 수 있어 효과적인 방식일 수 있다. 그러나 여건이 어려우면 단방향 수업을 택할 가능성도 높다. 

EBS 교육 영상을 볼 수 있도록 수업 계획을 세우는 교사도 적지 않다. 동영상 제작을 위한 장비가 지원되지 않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시·도 교육청과 현장 점검을 해 개선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매일같이 진행되는 수업을 갑작스레 바꿀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특성화고는 실습 과정을 지도해야 하기 때문에 '쌍방향 실시간 수업'으로 진행하지만, 서버 과부하로 인한 동시 접속이 어렵다는 문제에 직면해 있다.

교육부는 시·도교육청에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재정상황이 여의치 않은 교육청은 학교에 재요청을 하는 등 사전 준비가 미흡하다는 인상이다.

온라인 수업이 구체적으로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지에 대해 자세한 안내가 있어야 하며, 수행평가는 어떻게 할 것인지도 계획이 나와야 한다. 

또한 장애학생 부모들은 학생들이 수업에 참여할 때 곁에서 도움을 줘야 하는데 이러한 부분에 있어서도 여전히 확실한 대안이 나오지는 않고 있다.

온라인 개학을 정부가 사전에 예고했지만, 그동안 이에 대한 준비는 철저하지 못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각 학교마다, 개별 교사마다 온라인 수업에 대한 이해와 수업 방식에 대한 고민, 학생들과의 소통 등에 다소 소극적이었다는 측면이 보인다.

이번 주 오리엔테이션 기간을 통해 이러저러한 문제점들을 파악하고 보완·개선하려는 노력이 있길 바란다.

다음 주에는 다른 학년들의 개학을 앞두고 있다. 고3, 중3 수업을 맡는 교사들은 먼저 경험한 내용을 다른 교사들에게도 잘 전달해 줄 필요가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이 이뤄졌지만 교사와 학생, 학교가 함께 힘을 모아 잘 적응할 수 있도록 한다면 시간이 지날수록 나아질 것이다.

이와 함께 교육부와 각 시·도 교육청도 학교마다 수업이 정상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부족한 부분을 찾아내 꼼꼼한 지원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학부모들도  가정에서 자녀들이 수업에 참여하는데 소홀함이 없도록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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