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보겸 천안주재 국장

[박보겸 천안주재 국장]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

구본영 전 충남 천안시장이 정치자금법 위반혐의로 지난해 낙마해 보궐선거를 앞두고 지난 1월 8일 시 산하 공무원들이 선거에 관여할 것을 우려해 ‘줄잡기 보다는 일을 하라’는 취재수첩을 썼다.

천안시는 취재수첩이 보도된 다음 날 4개반 16명으로 감찰반을 구성하고, 직원들에게 정치적 중립과 선거 관여 금지 지시를 내렸다.

여기에 시장 보궐선거와 관련해 잘못에 동참하는 공무원은 적발되면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적용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8일 시 공무원 A씨가 전·현직 공무원 9명에게 "특정후보를 지지해달라"며 한 음식점에서 13만4000원 상당의 음식을 제공한 것이 선관위에 적발됐다.

선관위는 A씨가 특정후보를 지지해달라며 선거운동 메시지 53통을 발송했다고 밝혔고, A씨로부터 식사를 대접받은 9명 중 신원이 확인된 7명의 공무원에게 과태료 36만원씩을 부과했다.

이와 별개로 천안시청 내에는 최근에 행정안전부가 간부공무원 다수가 시장보궐선거와 관련해 공무원정치 중립위반과 관련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시장이 공석인 선거는 줄서기가 더 심해진다.

전직 시장재임 시 기가막힌 인사를 보아 온 시 공무원들은 새로운 시장이 누가될 것인가에 민감하고, 공직생활이 많이 남은 각 직급의 승진자들은 더 애가 타는 것이 사실이다.

새로운 시장의 임기와 궤를 같이 할 일부 간부공무원들은 보직과 승진과 관련해 민감해질 수밖에 없다.

시는 현직공무원인 A씨를 직위해제 시켰고, 선관위로부터 최종 통보가 오면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적용한다고 했으니 결과는 지켜봐야할 것 같다.

여기에 행정안전부의 조사결과에서도 잘못된 일이 적발된다면 일벌백계의 처벌이 필요하다.

우리말에 ‘조금도 부끄러워하는 기색이 없고 비위가 좋아 뻔뻔하다’는 뜻의 ‘언죽번죽’이라는 말이 있다.

부끄러움을 제대로 알도록 가르쳐야 한다. 

썩은 사과는 상자 안에서 꺼내야 다른 사과의 부패를 방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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