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일 성명학 박사

 

[세상을 보며] 김형일 성명학 박사 

인생에 있어 정도나 왕도는 없지만 어떠한 삶의 방식이 가치가 있는가. 아프리카 맹수로 비유하면, 서열 2인자 표범과 하이에나는 생활방식이 다르다. 표범은 단독생활을 하며 사냥하고 하이에나는 무리생활을 통해 사냥하거나 다른 맹수가 잡은 사냥감을 도둑질하며 다른 동물이 쓰던 굴을 보금자리로 튼다.

'노인과 바다'(1952)로 퓰리처상,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인간의 비극적인 모습을, 간결한 문체로 묘사한 20세기의 대표 작가이다. 작품 대부분은 인간의 사랑과 운명을 희망보다 비극으로 끝난 이야기를 다루었다. 이중 단편소설 '킬리만자로의 눈(雪)'은 아프리카 사냥 여행을 하면서 생각지 못한 부상으로 죽음을 맞이하는 이야기를 다루었다. 

그는 삶을 뒤돌아보며 고독과 죽음, 꿈과 좌절 등 내면세계를 그렸다. 킬리만자로 산(5,985m)은 아프리카 대륙 최고봉이며 휴화산으로 만년설에 덮여 있어 백산(白山)이라고도 한다.  40대 중반 여성 내담자가 떠올랐다. 그녀의 사주자화상은 눈 쌓인 백산(白山)에 덩그러니 홀로 서있는 한그루 나무에 인생의 좌절과 고독을 가득 담겨 놓은 것처럼 말이다.   

그녀는 경영학을 전공하고 졸업과 동시에 사회생활을 시작하였다. 직장 상사 소개로 만난 두 사람은 서로 첫눈에 반해 결혼을 전제로 2년 동안 연애를 하였다. 그녀가 결혼을 앞두고 양 가족이 만난 날, 남편 핸드폰을 보고 다른 여성과 6개월 전부터 사귄 사실을 알게 되었다더욱 놀란 것은 상대 여성이 임신한 사실이었다. 그녀는 결혼을 포기하려고 했지만, 자신보다는 친정 부모에게 마음의 상처를 주지 않으려고 결혼을 선택했다. 그리고 그녀 역시 임신하고 출산하였다. 그러나 남편은 상대 여성이 낳은 자녀와 또 다른 가정을 꾸렸고 집에 들어오는 날은 점점 줄었다. 자녀가 고등학생이 되던 해 이혼을 결심하였다. 지금은 직장 생활을 하면서 자녀와 함께 친정에 거주하고 있다.

그녀가 태어난 계절은 가을 낙엽 떨어지고 들판에는 겨우내 소 먹이를 쓸 볏짚을 놓여있고, 가정에는 한겨울 동안 먹을 김장을 준비하는 입동(立冬)절기에 태어났다. 그래서 해월(亥月, 壬水임수)은 차가움이 강한 계절이다. 사주 천간은 수오행(水五行), 지지는 수(水)와 금(金)오행으로 가득 채워져 음(陰)오행이 강하게 자리 잡고 있다. 이런 경우 중화(中和)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즉 그동안 상처받은 자신의 차가워진 마음을 녹일 수 있는 따스한 마음 말이다. 

대중음악의 대표적인 가수 조용필은 '킬리만자로의 표범'을 통해 헤밍웨이의 소설 중에서 킬리만자로 서쪽 봉우리 가까이에 바짝 말라 얼어붙은 표범의 시체를 인생에 비유하였다. 즉 자신이 타인에게 동정을 얻으려는 마음보다 스스로 고독과 좌절, 사랑의 경험을 통해 기억에 남는 인간, 가치 있는 삶을 찾아가는 인간의 마음을 가사에 담은 것이다. 어쩌면 헤밍웨이가 말한'인간은 죽을지도 모르지만 패배하지는 않는다.'는 말처럼 가치 있는 삶을 위해 나 스스로에게 열정 있는 시간을 보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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