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가 16일 실시된 21대 국회의원 총선 참패의 책임을 지고 당 대표직 사퇴를 선언했다. 이날은 황 대표의 생일이기도 하다.

황 대표는 이날 오후 11시 40분쯤 당 개표상황실이 꾸려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국가적으로 중요한 시점에 나라가 잘못 가는 것을 막지 못했다”며 “약속한 대로 총선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고 모든 당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황 대표는 참패의 원인을 보수 진영 통합 이후 미처 이루지 못한 ‘화학적 결합’을 할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미래통합당은 수년간의 분열과 반목을 극복하고 산고 끝에 늦게나마 통합을 이뤘다. 그러나 화학적 결합을 할 시간이 부족했다. 그래서 국민께 만족스럽게 해드리질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 대한민국 정부에는 브레이크가 필요하다, 건강한 야당이 꼭 필요하다”며 “나라와 국민을 위해서 부디 인내를 갖고 우리당에 기회를 주시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그는 또 “일선에서 물러나 국민의 마음을 헤아리고 국가와 국민을 위해 저의 역할이 무엇인지 성찰하도록 하겠다”면서 “저와 우리당을 지지해준 국민 여러분과 특히 저를 지지해준 종로구민 여러분께 다시한번 감사의 말씀 드리고 죄송하다는 말씀을 올린다”고 덧붙였다.

황 대표는 회견장을 떠나면서 기자들에게 “앞으로도 나라를 위해서 작은 힘이라도 보탤 일들을 찾아보도록 하겠다”면서도 ‘계속 정치 쪽에서 봉사하겠다는 말로 해석하면 되느냐’는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았다.

황 대표가 사퇴함에 따라 통합당는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되고, 곧 전당대회를 열어 새 지도부를 꾸리는 절차를 밟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 입장문〕(전문)

국민 여러분께 죄송합니다. 국가적으로 중요한 시점에 나라가 잘못가는 것을 막지 못했습니다. 우리 당이 국민께 믿음을 드리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모두 대표인 제 불찰입니다. 모든 책임은 제가 지고 가겠습니다. 미래통합당은 분열과 반목을 극복하고 산고 끝에 늦게나마 통합을 이뤘습니다. 그러나 화학적 결합을 할 시간이 부족했습니다. 그래서 국민께 만족스럽게 해드리지 못했습니다. 지금 대한민국 정부에는 브레이크가 필요합니다. 건강한 야당이 꼭 필요합니다. 나라와 국민을 위해서입니다. 국민 여러분 부디 인내를 가지고 우리당에 시간을 주시기를 바랍니다. 미래통합당에 기회를 주시기를 바랍니다. 미래통합당을 위해서가 아닙니다. 우리 당 당직자를 위해서도 아닙니다. 여러분이 살 나라, 우리의 후손들이 살아갈 나라를 위해서입니다. 저는 이전에 약속한 대로 총선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고 모든 당직을 내려놓겠습니다. 일선에서 물러나 국민의 마음을 헤아리고 국가와 국민을 위해 저의 역할이 무엇인지 성찰하도록 하겠습니다. 어려운 시기에 부담만 남기고 떠나는 것 아닌가 해서 우리 당원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매우 큽니다. 저와 우리당을 지지해준 국민 여러분과 특히 저를 지지해준 종로구민 여러분께 다시한번 감사의 말씀 드리고 죄송하다는 말씀을 올립니다. 부디 대한민국과 국민 여러분의 건승과 행복을 기원합니다.

/서울=이득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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