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일보 사설] 180석 대 103석. 국민의 목소리를 외면한 제1야당이 내놓은 처참한 결과물이다. 

이번 4·15 총선 결과 더불어민주당과 더불어시민당은 163석, 17석을 가져갔다. 미래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은 84석, 19석에 불과했다. 

통합당은 이 결과가 국민들의 뜻이며 심판이란 점을 곱씹어야 한다. 

통상 정권 심판 성격의 총선에서 여당의 승리는 이례적이다. 

유권자들은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힘을 모아 달라고 호소했던 정부·여당에 강한 지지를 보냈다. 

이번 총선 과정에서 민주당의 실수도 적지 않았음에도 통합당은 국민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민주당이 헛발질을 하는데 통합당은 자살골을 넣고 있는 모양새'였다. 

여당의 독주를 막을 제1야당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결과는 비참했다.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정부의 대처가 잘못됐다고 비난했지만 국민들은 공감하지 않았다. 

반면 세월호 유가족을 두고 막말을 한 차명진 후보와 세대 비하 발언을 한 김대호 전 후보의 잘못은 잊지 않았다. 

유권자들과 만나면서 피부로 느꼈을 반응이 있었을 텐데 선거 당일가지도 통합당 지도부는 엉뚱한 소리만 했을 뿐이다.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선거 당일 아침까지 "과반의석 확보가 분명하다"고 큰소리 쳤고 출구조사에서 민주당의 압승이 점쳐졌을 때도 황교안 대표는 "출구조사일 뿐 끝까지 국민을 믿는다"고 했다. 

후보자들이 수시로 막말을 내뱉었고 황교안 대표는 결정적인 순간에 말실수를 했다. 지도부의 리더십은 여지없이 한계를 보였고 대한민국의 미래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을 명확하게 제시하지 못했다.

민주당 지도부와 후보들은 유세 과정에서 '정쟁을 자제하고 함께 협력해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자',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위기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여당에 안정적 의석을 달라'고 호소했다.

민주당의 '위기 극복, 화해·협력' 메시지와 달리 제1야당인 통합당은 정부여당을 향한 날 선 공격만으로 유세에 나섰다. 

이 때문에 코로나19 위기 극복이 시급한 상황에서 야당이 시종일관 '비판을 위한 비판'에만 집중한다는 이미지가 유권자들에게 각인됐고 결국 여당에 표가 몰린 것으로 보인다. 

투표율이 60%를 넘었음에도 여당이 이긴다는 것은 야당에 대한 철저한 불신과 외면이 원인이다. 

김종인 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은 총선 참패가 확정된 16일 기자회견에서 "정부와 여당을 견제할 작은 힘이나마 남겨주셨다. 야당도 변화하라는 명령으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소회를 밝혓다. 

이어 "국민 여러분의 지지를 얻기에 통합당의 변화가 모자랐다는 것을 인정한다"며 "자세도 갖추지 못한 정당을 지지해달라고 요청한 것.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 총괄선대위원장의 총선 결과에 대한 해석이 맞다. 

만약 아직도 "'공룡 여당'의 탄생으로 국민들이 불안해 한다"는 논리를 펴는 정치인 있다면 정치판을 떠나야 한다. 

국민들이 직접 선택해 공룡 여당을 만들어 준 이유조차 모르는 사람이 정치를 한다는 것은 말 그대로 어불성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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