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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관 경로당에 싹 트는 코로나 극복의 희망신진영 대한노인회 충북연합회 경로당광역지원센터 교육자원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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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4.20  17:4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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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신진영 대한노인회 충북연합회 경로당광역지원센터 교육자원 팀장

충북도내 4176개소 모든 경로당이 코로나19로 휴관에 들어간 것이 지난 2월24일. 벌써 한 달 보름도 더 지나고 있다. 방역 당국의 권고에 따른 ‘임시’휴관이라지만, ‘별도 지침이 있을 때까지’이니 사실상 ‘무기한’인 셈이어서, 언제 끝날지 기약도 없다.

충북에서도 코로나 확진자가 늘고 지역감염 우려가 현실화되자, 경로당과 양로원 등 노인복지기관들에도 비상이 걸렸다. 다중이용시설 중에서도 노약자들의 생활공간이 감염에 가장 취약하기 때문이다.

기저질환이 많고 면역력이 약한 고령의 어르신들은 감염전파력이 센 코로나19에 특히 취약해 외출도 삼가며(‘집콕’인 채로) 불안 속에 지내신다. 이러한때, 경로들마다 회장님들이 봉사에 팔을 걷고 나서는 미담들이 시군마다 쏟아져 나오고 있다.

청소와 소독 등의 방역 활동은 기본, 홀로 계신 어르신들께 안부 전화는 물론 반찬 배달도 마다 않는다.

“경로당 언제 열 거유? 집에만 있으려니 답답해 죽겄네…” 푸념 섞인 전화조차 반갑다는 충주지회 세경경로당(회장 이봉재)은, 80세 고령에도 보행기로 가파른 경로당을 오르내리며 청소와 방역을 도맡으신다. “코로나가 끝나야 문을 열 틴디…”하시며 속히 일상으로 돌아올 날을 손꼽으신다.

청주 흥덕·청원구지회 신동아경로당(회장 홍신자)은 편찮으신 분들께 반찬과 떡을 해다 드린다. 아파도 병원도 제대로 못 가시던 분들은 “감옥이 따로 없어. 집이 감옥이여…”라시며, 잡은 손을 놓을 줄을 모르시더란다.

청주 상당·서원구지회 미원면분회(회장 최재춘)는 평소 회원들이 모은 농약공병 수거 판매수익 중 100만원을 대구 의료진들에게 보내기도 했다.

대한노인회 충북연합회(회장 김광홍) 차원에서는 230명의 ‘9988행복나누미’전원이 나서서 어르신들을 챙겨드린다. 매일 20분의 어르신들께 문안 전화를 올려 말벗도 되어드리고, 감염병 예방수칙도 당부하는 등 어르신들의 안전과 건강을 위해 정성을 다하고 있다.

지구촌을 휩쓸고 있는 코로나19가 현생인류와 현대문명을 시험에 들게 하는 가운데, 재난대응력을 못 갖춘 나라, 비상상황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 시스템, 위기 앞에 손쓸 방도도 없는 약자들이 가장 먼저 노출돼 있다.

위기나 재난 앞에서 가장 먼저, 그리고 제일 많이 고통을 겪는 존재가 약자들이다. 그러나 그들 또한 가장 단순한 대응법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다. “행복과 사랑은 나눌수록 커지고, 어려움은 나눌수록 작아진다…”는 간명한 진리.

우리나라가 방역 모범국으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는 데에는 잘 준비되고 제대로 작동하는 의료와 행정시스템 뿐 아니라, 우선적으로 취약계층인 경로당 폐쇄로 인한 어르신들의 고통분담, 봉사에 솔선하는 성숙된 국민의식이 큰 몫을 차지한다. 코로나 극복의 희망은, 휴관 중인 우리나라 경로당들에서 오가는 소박한 온정들 속에도 그 싹이 움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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