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하계 아시안게임 공동 유치 무산
"체육인프라 확충 희망 날아가 … 죄송
문체부 무관심·배려부족 아니길 바라"

[충청일보 배명식 기자]  2030년 하계 아시안게임 충청권 공동 유치가 무산된 데 대해 충북·충남·대전·세종 충청권 4개 시·도지사는 23일 "역사상 처음으로 국제대회를 유치하고자 했던 충청인의 자존심이 꺾였다"며 안타까워했다.

이들은 '560만 충청인에게 드리는 말씀'이라는 공동자료를 통해 "아시안게임 공동 유치는 국제대회를 한 번도 치러보지 못한 560만 충청인의 염원이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어 "아시안게임 유치를 통해 전국에서 가장 열악한 체육 인프라를 확충하고자 했던 충청인의 희망이 날아갔다"며 "기대에 부풀었던 충청인 여러분께 머리 숙여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문화체육관광부의 서류 보완 요구로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에 유치의향서를 제출하지도 못한 채 좌절되고 말았다"며 "유치 실패가 문화체육관광부의 무관심과 배려 부족 때문이 아니기를 바란다"고 에둘러 비판했다.

이들은 "충청권의 국제대회 유치 열망은 아직 식지 않았다"며 "2027년 유니버시아드와 2034년 아시안게임 등을 유치하도록 정부 측과 지속해 협의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월드 엑스포 부산 유치 등 2030년은 국가적으로 큰 행사가 추진되는 만큼 이 시기를 피하면서 국제대회를 유치하겠다는 계획이다. 

우선 유니버시아드와 아시안게임을 모두 유치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2027년 유니버시아드를 개최하고 7년 뒤 아시안게임을 열면 예산도 절감하고 더 나은 대회로 치를 수 있는 등 긍정적 효과가 크다는 이유에서다.

여의치 않을 경우 유니버시아드나 아시안게임 중 하나는 반드시 유치하기로 방향을 잡았다.

지난해 12월 착수한 '2030 충청권 아시안게임' 기본계획 수립 및 사전타당성조사 용역은 오는 9월까지 그대로 진행할 계획이다.

스포츠 인프라 조사 등에 초점이 맞춰진 만큼 다른 국제대회 유치에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기본계획 수립은 2027년 유니버시아드 대회로 바뀌게 된다.

충청권 4개 시·도는 지난해 2월 대전에서 아시안게임 공동유치 협약을 체결한 후 유치 활동을 벌여 왔다.

충청권은 지난 13일 대회 유치 승인 신청서를 문체부에 제출했으나 문체부는 서류 보완을 요구했다.

4개 시·도는 우선 OCA에 유치의향서를 제출할 수 있도록 정부 승인을 재차 건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정부가 2032년 올림픽을 유치하려는 움직임도 한몫했다. 2년에 걸쳐 대규모 예산이 들어가는 국제대회를 잇달아 치르기는 국가 재정 상 무리라는 이유에서다.

결국 유치 의향서 OCA 제출 마감 시한인 22일을 넘기면서 충청권 4개 시·도의 아시안게임 공동 유치는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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