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당선 보름도 채 안돼 이례적
지역선 2년 후 보선 치를지 '촉각'

[옥천·영동=충청일보 이능희 기자]미래통합당 박덕흠 의원(충북 보은·옥천·영동·괴산)의 때아닌 도지사 출마설이 지역 정가에 무성하다.

4·15 총선에서 당선된지 보름도 채 되지 않은 시점이라서 이례적이다.

박 의원은 지난 총선에서 동남4군에 출마해 '중진 3선 의원' 고지에 올랐다.

박 의원은 고향인 옥천은 물론 보은·영동·괴산 등 모든 지역에서 각각 56.4∼57.5%를 득표해 40.5∼42.2%를 얻는 데 그친 곽 후보를 15.4%p 차이로 여유 있게 따돌리고 당선됐다.

총선과 함께 치러진 보은·영동군 광역의원 보궐선거도 박 의원이 공천한 후보들이 모두 당선돼 지역 정치권의 맹주로 입지를 확실히 굳혔다.

지방선거를 2년여 앞두고 경륜과 정치력을 갖춘 박 의원의 도지사 출마설이 나도는 것은 지역 발전을 바라는 민심이 전방위적으로 분출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박 의원은 도지사 출마설에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박 의원은 "21대 국회가 시작되기도 전에 언급할 여건도 아니고 유권자들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라며 "어수선한 당 내 분위기를 추스르고, 원내대표로 일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헌신할 각오와 자세는 돼 있다"고 말했다.

지역 정치권이 박 의원의 도지사 출마설에 주목하는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치러진다면 2022년 6월 1일 지방선거와 함께 실시될 수 있다는 대목이다.

현행 선거법상 보궐선거는 매년 4월 첫째 주 수요일에 한차례 치르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지방선거가 있는 해에는 지방선거와 동시에 실시하도록 돼 있다.

이 경우 박세복 영동군수가 그동안 유력한 통합당 국회의원 후보로 제기돼 온 만큼 군수, 광역의원, 기초의원 등에 출마하려던 인사들의 '연쇄 이동'을 촉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총선에서 박 의원에 패한 더불어민주당 곽상언 변호사도 보궐선거에 도전해 '조기 등원'을 노려볼 수 있다.

곽 변호사는 지난 16일 새벽 총선 개표가 마무리되자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저를 통한 희망을 현실로 만들지 못해 죄송할 뿐"이라면서도 "저는 또 걸으며 새로운 내일을 만들겠다"고 다음 총선에 나설 뜻을 내비쳤다.

2017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5년 간 피선거권을 잃고 와신상담 중인 이재한 전 지역위원장의 출마 여부도 관심거리다.

앞으로 2년 뒤 피선거권을 회복하는 시점에 따라 희비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정치란 것이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는 이유로 지역 정치권이 박 의원의 도지사 출마설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하지만 막연한 가능성만 가정해 차기 선거를 준비하는 것은 자칫 김칫국부터 마시는 일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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