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일보 사설] 가정에서 온라인으로 신학기를 맞은 초·중·고 학생들의 오프라인 등교가 이제 실현될 수 있을까.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 기미를 보이면서 정부는 등교 개학 시기와 방법을 다음달 초까진 발표하려고 준비 중이라 한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27일 "등교를 위한 준비 기간이 적어도 일주일은 필요하다는 것이 현장의 의견"이라고 한 점으로 미뤄보면 늦어도 5월 중순 이후에는 등교가 시작되지 않을까 한다.

전 학년 일괄 등교 개학은 아니지만 프랑스, 네덜란드, 중국 등도 속속 학교 문을 열고 있다.

감염 확산을 막으려면 각급 학교와 학년이 일제히 같은 날짜에 등교해선 안된다.

일부 학년부터 순차적으로 개학하는 방식이어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정부는 저학년이 먼저 등교하도록 한 프랑스나, 고학년이 먼저 개학하게 한 중국 등 여러 방안을 보며 검토 중이라고 한다.

온라인 개학이 가져다 준 문제는 우선 어린 학생들의 돌봄이지만 입시가 코앞인 수험생들의 학습 공백이 길어지게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 역시 크다는 데 있다.

지역 별로 편차가 있다지만 현재의 원격 수업은 접속 상태에 문제가 생길 때가 있고 실제 학교에서의 수업과도 많은 차이가 있다.

비대면이기 때문에 앞에서 설명하고 지켜보는 교사가 없는 상황에서 궁금한 게 생겨도 학생이 소통하기에 어려움이 있다.

게다가 학생의 수업 참여 태도나 집중하는 정도도 알기 어려워 학습 효과가 떨어지게 마련이다.

온라인 수업 방식과 내용 역시 공통되지 않고 학교·교사마다 제각각인 데다 가정 환경도 학생 별로 다른 점을 생각하면 학습 격차가 더 벌어지게 될지도 모른다.

수험생의 경우도 올해 첫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평가인 서울시교육청 주관 전국연합학력평가가 5차례나 연기되다가 결국 지난 24일 집에서 치르는 '원격 시험'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전국 단위 채점이나 성적 처리를 하지 않아 '모의평가'라는 이름이 무색하다.

수험생들은 통상 3월에 치르는 학력평가 성적을 가지고 공부 방향과 지원 전략을 세우는 데 이번 시험은 이런 점에서 하등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장래에는 학교 수업이 온라인으로 대체된다고 하지만 비상 시국을 맞아 급하게 시행안 원격 수업은 현재로선 득보다 실이 많다.

등교 개학이 절실한 이유다.

성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항력이 떨어지는 학생들이 다수 밀집한다는 특성 상 학교는 어느 집단보다도 대규모 감염 위험이 크다.

그렇기에 등교 시기와 방식은 최대한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

국내 신규 확진자가 줄고 있지만 위험은 여전하며 2차 대유행이 올 수도 있다는 전문가들의 경고를 귀담아들어야 한다.

특히 학생들은 '조용한 전파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활동량이 많기 때문에 서로 간 전파 가능성이 크면서도 경증이나 무증상인 경우가 많아서다.

방역 모범국이라는 평가를 받다가 개학 이후 환자가 급증한 싱가포르의 사례도 유념해야 한다.

학교 측의 준비도 준비이지만 사회 전반의 협조 또한 중요하다.

학생들의 안전한 등교와 생활방역으로의 전환을 위해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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