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일보 사설] 코로나19 확진자가 국내에서 발생한 지 100일을 넘기면서 진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연휴 기간 다시 확산되지 않도록 국민들의 경계심이 필요하다.

국내에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발생한 지난 1월 20일부터 한 달 동안은 중국 우한에서 들어온 입국자와 접촉자 중심으로만 발생했었다.

그러나 신천지 대구교회에서 31번째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하루 수백 명씩 나오기 시작했다. 3월 초에는 하루 1000명에 육박하는 등 심각했다. 

지역별로 확진자가 쏟아지면서 정부는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시했고, 국민들의 동참 속에 신규 확진자 수가 크게 줄게 됐다. 

확진자 감소는 정부가 발 빠르게 대처한 점이 주효했다. 전 세계가 주목한 드라이브스루 검사 등 신속한 코로나19 검사 방법과 확진자 동선 파악은 진정세에 한몫했다.

외국과 같이 '봉쇄'나 '셧다운' 정책을 펴지 않고도 확진자 수를 감소시킨 것은 아마도 전 세계에서 유일한 국가로 기록될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도 한국의 코로나19 대처에 대해 칭찬했고, 선진국들은 단 시간 내 확진자를 줄이고 치명률을 낮춘 비결을 배우려 하고 있다.

의료진들의 헌신, 중앙·지방 공무원들의 밤낮 없는 노력, 국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이 같은 성과를 거두도록 했다고 볼 수 있다.

그렇지만 아직 코로나19가 국내에서 종식된 것은 아니다.

정부가 휴양림과 외부 체육시설 등에 대해 다시 문을 열고, 5월 학교 등교도 검토하면서 국민들의 경계 심리가 다소 느슨해진 측면이 보이고 있다.

석가탄신일부터 어린이날까지 휴일을 낀 연휴는 이런 나태한 심리가 다시 확진자를 증가시킬 수 있는 위험 요소로 작용할 소지가 있다.

정부도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종료하고 '생활 속 거리두기(생활 방역)'로 전환하기 전 이 시기가 중대한 고비라고 말하고 있다.

정부가 걱정하는 이유 중 하나는 아직까지 경로를 알 수 없는 감염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반복적으로 "결코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경계심을 늦추지 말 것을 주문하고 있다.

따라서 올해만큼은 연휴 기간 여행이나 모임 계획을 자제할 필요성이 있다. 물리적 거리가 가까워질수록 코로나19 전파 가능성도 동시에 높아질 수 있다.

정부는 "특정 종교나 미등록 외국인 등 사회 방역 취약 계층에 대한 관리가 지역사회 감염을 예방하는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전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 감소를 위해 힘들게 쌓아놓은 공든 탑이 연휴 기간 하루아침에 무너지게 된다면 큰일이다.

확진자가 다시 늘어나게 된다면, 교사와 학생들이 기다리고 있는 등교도 불가능하게 된다. 가정에서는 학생들과 학부모들 모두 또다시 힘겨운 나날을 보내게 될 것이다.

코로나 사태로 폐업 위기로 치닫고 있는 소상공인들은 다시 또 확진자가 증가한다면 현재보다 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전 세계가 박수를 보낼 정도로 일궈낸 성공적 코로나 대응이 이번 연휴에 일시에 물거품이 되지 않도록 국민 모두가 다시금 긴장의 끈을 조여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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