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완보 충청대 교수

[충청의 창] 심완보 충청대 교수

이번 학기 초반만 해도 정규 교육과정에서의 수업방식이 이 정도로 바뀌리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아무리 온라인을 통한 비즈니스가 발달한 시대라고 하지만 초등학교부터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까지 모든 정규 교육과정에서의 수업이 온라인 방식으로 바뀌었다. 이는 대한민국이 IT강국이라서가 아니라 최대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미국도 마찬가지이다.

초등학교부터 대학교 까지 모든 정규 교육과정에서의 교실은 인터넷 사이버 공간으로 옮겨갔다. 그동안 기술은 있어도 사회적 수용성이 이를 받쳐주지 못해 고전하다가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상황이 순식간에 바뀐 회사가 있다. 미국 화상회의 시스템업체인 ‘줌 비디오 커뮤니케이션’이다. 줌은 현재 미국의 하버드, 스탠퍼드 대학뿐 아니라 서울대와 KAIST 등 국내 주요 대학에서 Zoom이라는 실시간 클라우드 회의 시스템으로 전 세계적으로 주목 받는 회사가 되었다.

일부 학생들은 ‘Zoom University’라는 로고가 들어간 티셔츠와 휴대폰 케이스 등을 온라인에서 구매해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세계적인 인기 덕분에 나스닥에 상장된 줌의 주식은 최근 60% 이상 급등했다고 한다.

줌의 창립자인 ‘에릭 위안’은 2018년 직장평가 사이트 ‘글래스도어’가 조사한 직원의 CEO 지지율에서 무려 99%로 독보적인 1위를 차지했다고 한다. 중국 이민자인 그가 직원들로부터 최고의 지지를 받는 19조원 가치의 회사 CEO가 될 수 있었던 비결은 1200명 직원을 가족처럼 챙겨줬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는 글래스도어와의 인터뷰에서 ‘직원도 나도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이 직장인데 가족과 함께 집에 있는 것처럼 편안하고 즐거운 회사를 만들고자 했다’고 했다. 이를 위해 줌에는 ‘행복 전담팀’이라는 부서가 있는데 이 팀의 업무는 직원들이 즐겁게 직장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한다. 줌은 매분기 전체회의를 하는데 회의의 주제는 칭찬 가장 많이 받은 사람 소개하기, 팀원들끼리 찍은 사진을 제출하고 ‘베스트 포토’ 뽑기, 직원행복과 자기계발을 위해 다음 분기에 해야 할 일 논의하기 등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줌의 분기회의는 회의라기보다는 가족모임이나 친구들 모임 같았다고 한다. 또한 줌은 사람을 뽑을 때도 좋은 대학을 나오거나 많은 경험을 가진 사람보다는 자기계발 욕구가 강하고 스스로 동기를 부여할 줄 아는 사람을 뽑았다고 한다. 실제 줌은 채용 면접 때 가장 먼저 물어보는 질문이 ‘최근 무슨 책을 읽었고 깊이 파보고 싶은 분야가 무엇인지?’였다고 한다.

이 질문에 제대로 답을 못하면 지원자의 스펙이 아무리 우수해도 떨어뜨렸다고 한다. 이제 줌은 ‘Zoomer’라는 용어를 탄생 시키며 교육 분야뿐만이 아니라 사회 전 분야에서 새로운 문화 현상이 되고 있고 당분간은 대세로 영역을 넓혀갈 것 같다. 대부분의 조직에 기획팀, 경리팀 등이 있듯이 우리가 일하는 모든 조직에도 ‘행복 전담팀’이 있어 직원의 99% 지지를 받는 CEO를 보유한 회사나 조직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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