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웅 수필가·시인  

 

[김진웅칼럼] 김진웅 수필가·시인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로 말미암아 봄은 실종된 채 시나브로 가정의 달 5월이 왔다. 가족들의 왕래조차 통제하게 한 긴 악몽이 원망스럽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부처님오신날(올해는 4월 30일), 스승의 날, 성년의 날, 부부의 날 등이 있어 5월을 가정의 달, 사랑과 감사의 달, 계절의 여왕이라고 일컫는다.

나날이 짙어지는 5월의 신록처럼 싱그럽고 좋은 일들만 많으면 얼마나 좋을 까마는 불행한 일들이 많이 일어난다. 이는 가정불화나 가족애 결핍으로 초래된 안타까운 것들이 많다.

가정은 모든 개인이 속한 기본 단위이고, 가정이 모여 사회가 되고, 사회가 모여 국가를 이루니, 건전한 가정과 행복한 가정이 된다면 불행한 일도 거의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라는 말처럼 집안이 화목하면 모든 일이 잘되고 행복해진다. 우리 몸도 작은 세포 하나하나가 중요하듯 가정의 소중함과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가정의 달에 마음을 다잡고, 전에 읽은 책을 통독하며 충실하게 실천하자고 되새겨본다. 법정 스님의 법문도 심오한 교훈을 준다. 오늘날, 가정이 해체되어 가고, 그 자리에 썰렁한 가옥만 남은 집안이 많아진다면 상상만 해도 소름끼친다. 행복한 가정은 가족끼리 서로 화합하고 닮아가지만, 불행한 가정은 저마다 따로 놀아 콩가루 집안이 된다.

건전한 사회는 말할 것도 없이 건전한 가정을 기반으로 이루어진다. 무슨 일이든 쉽게 대충대충 넘기려고 하고 그 일에 온 정성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일과 사람이 하나가 되지 못한다. 일과 사람이 하나가 될 때 그 일을 통해서 보람을 찾고 성숙해질 수 있다. 바람직한 가정은 물론 친구를 만날 때나 직장에서 일할 때나 어떤 마음가짐으로 대하는가가 대단히 중요하고, 이는 불교 용어로 용심(用心)이라고 한다.

‘법구경’ 첫 구절에도 ‘모든 것은 마음이 근본이다. 마음에서 나와 마음으로 이루어진다. 나쁜 마음을 가지고 말하거나 행동하면 괴로움이 그를 따른다, 수레바퀴가 소의 발자국을 따르듯이.’ 만약 생각 없이 가시 돋친 말을 친구에게 던졌다면 그 말이 친구에게 닿기도 전에 내 마음에 먼저 가시가 박힌다. 온전한 마음이 아니기에 내가 더 괴로운 것이다.

‘마음가짐이 인생을 바꾼다’는 존 템풀턴 (John Templeton·1912년 ~ 2008년, 미국에서 태어난 영국의 금융인·기업인, 역발상 투자의 귀재)가 책상 위에 놓고 항상 보았다는 ‘위기는 곧 기회다’의 의미도 귀감이 된다.

우리의 생각은 씨앗과 같아서 그 종류에 따라서 싹이 나고 꽃이 피어난다. 비옥한 땅에 심은 씨앗이 튼실한 열매를 맺는 것과 같이, 우리의 마음은 어떤 생각을 심었느냐에 따라 밝아지기도 하고 어두워지기도 한다. 사과 씨앗을 심고 잘 돌보면 맛있는 사과를 수확하게 되지만, 엉겅퀴 씨앗을 심으면 가시투성이의 엉겅퀴를 얻게 되듯 우리의 마음도 마찬가지이다.

일체유심조(一切 唯心造)이다. 모든 일은 마음에 달려있으니, 긍정적인 사고는 긍정적인 결과를 맺고, 부정적인 사고는 부정적인 결과로 이어진다는 것도 체험으로 알았다. 이러한 인과 관계를 이해함으로써, 소망하는 목표에 도달하는 방향으로 생각하고 실행하자고 가정의 달에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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