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욱 한국교원대 교수

 

[월요일 아침에] 이태욱 한국교원대 교수

코로나19의 여파로 인한 경제 침체로 공장 가동률이 떨어짐에 따라 글로벌 석유 수요가 감소되었지만, 원유 산유국들의 생산이 충분히 줄어들지 않아 국제유가가 하락을 거듭하면서 원유 가격이 드디어 플러스가 아닌 마이너스가 되는 사태가 발생하였다. 여기에서 마이너스라는 것은 생산된 원유를 비용 없이 그냥 가져가라는 의미이다. 왜냐하면, 주요 원유 산유국들이 생산을 줄이지 않아 잉여 원유를 저장할 공간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현재 석유 1배럴당 가격은 4.1달러로 맥주 한 캔 가격과 같다. 석유 1배럴은 약 160리터로 흔히 큰 드럼통 하나 크기에 가득 들어있는 상태이다. 그리하여 전 세계가 금년 초부터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했던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일사분기 경제는 이미 침체단계이며 이사분기 역시 일사분기보다도 더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이 예상된다. 유가 하락은 당분간 국내 경제계의 가장 큰 이슈가 되어서 무역수지가 80%넘는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유가 하락의 파장이 매우 중요하다.

유가 하락의 가장 큰 책임으로는 주요 석유 생산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와의 석유 생산에 대한 이견 차이를 좁히지 못한 데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간의 치킨 싸움을 통해 문제가 발생하였다. 원래 사우디아라비아는 OPEC(석유수출국기구)의 정책에 따라 감산을 유지하였으나 러시아가 정책을 어기고 몰래 원유 증산을 하여 문제가 발생하였다. 이것을 안 사우디아라비아의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전화하여 일명 ‘격렬한 말다툼(shouting match)’ 통해 이것을 시정하도록 요구하였다.

통화 내용으로는 빈 살만 왕세자는 매우 공격적이었고 러시아에게 감산을 하지 않으면 사우디가 가격 전쟁을 시작할 것이라고 최후 통첩하였다. 여기에 주요 원유 생산국의 하나인 미국이 개입하여 러시아의 주요 수출 품목인 천연가스 업체를 제재하기 시작하였다.

러시아는 주요 수출 품목으로 러시아에서 유럽까지 송유관을 통해 엄청난 양의 천연가스를 직접 공급하고 있다. 미국이 개입한 결정적 이유는 미국은 그동안 셰일(shale) 가스와 원유를 탐지하면서 지속해서 비용 측면에서 효과적인 채굴 방법에 대한 것을 연구해왔기 때문이다. 셰일 원유란, 셰일이라는 퇴적암 지층에 포함되어있는 석유나 천연가스를 의미한다.

과거 셰일 원유는 기존의 천연가스나 원유보다는 공정에 드는 단가가 높으므로 경제적 효용이 낮은 것으로 평가되었다. 그러나 미국에서 고압가스를 이용한 획기적인 채굴 방식을 개발하여 이제는 어느 정도 수익성 있는 자원으로 등장하였다. 그리하여 지금 현재 미국에는 셰일 원유를 추출하는 회사가 1,000여 개가 넘는다. 그래서 그동안 셰일 원유를 개발한 수많은 회사가 문을 닫지 않게 하려고 유가의 급속한 하락을 절대적으로 막고 있다. 그래서 이제는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치킨 싸움이 미국과 러시아와의 싸움으로 진화되었다.

우리나라는 비록 산유국은 아니지만, 엄청난 원유를 수입하고 이것을 정유공장에서 뛰어난 정제 기술로 상품 가치를 높여 해외에 다시 수출하고 있다. 그리하여 산유국은 아니지만 엄청난 양의 정제된 정유를 수출하고 있다. 국가에서는 총력을 다해 포스트 코로나19를 위해서 경제 회복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코로나19의 세계 모범국인 대한민국은 앞으로 경제 도약을 위해 유가 하락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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