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학 수필가 ·전 진천군청 회계정보과장

 

[기고] 정종학 수필가 ·전 진천군청 회계정보과장

앗~차, 또 걸렸다! 한 순간의 실수로 목숨을 잃거나 슬픈 고통에 빠져들기도 한다. 깊은 생각 없이 던진 한마디가 마음을 상하게 만들거나 등지기도 한다. 허튼 행동과 말이 피할 수 없는 운명에 부딪힐 수도 있다. 사람에게는 영혼이 있고 동물에게는 각혼이 있다. 생각 없는 동물이야 생명을 허무하게 이어갈 수밖에 없는 처지다. 하지만 만물의 영장 인간은 좀 더 신중하게 생각하면 안타까운 후회는 모면할 수 있다.

색맹은 분명코 아닌데 쓸데없는 배짱이 도를 넘어 선다. 생명의 보호자 신호등도 잠시 무색해진다. 슬픈 일을 당하고 때늦은 후회가 막심하다. 운전할 때 숙로라고 해서 방심하면 안 되는 이유다. 나들이 길에 가끔 119차량이 욍욍거리며 추월을 유도하고 있다. 어디서인가 교통사고가 난 모양이다. 

그 현장엔 남의 불행이 나의 행복이라며 눈웃음치고 있다. 일단 안전사고가 발생하면 자타의 생명과 재산을 잃거나 깊은 상처로 슬픔과 고통이 도사리고 있다. 그 가족까지 불행의 늪에 빠지기도 한다. 내가 체험해보니 그렇다. 우리 집안도 형님을 비롯해 4명의 친족이 참혹한 교통사고로 별세하였다. 나 자신도 깊은 상처를 입고 수개월 입원치료 한 적도 있었다. 가문의 고초를 이루 다 적시할 수 없을 정도이다. 그 여진이 지금도 감돌며 가슴이 뭉클하다.

요즘은 일명 민식이법 시행으로 교통법규가 더욱 강화되었다. 학교 앞에서 한번 걸렸다면 배가 몹시 아리다. 전방주시를 잘못한 게 아니다. 잡념에 빨려 들어 당한 경우가 더 많은듯하다. 그 순간에 아마도 첫사랑의 추억이 아련히 떠오른 모양이다. 그 후유증의 증표는 과태료 통지서로 가름한다. 나 혼자만 알면 그나마 다행이다. 가족들에게 숨길 수 없는 상황도 이따금 도래한다. 어느 때는 서민의 하루 품삯을 지불해야 한다. 이러고도 가족들에게 사회질서에… 난처해진다. 

이뿐만 아니다. 우리는 일상 속에 수많은 사람과 만나고 있다. 그 중에는 모르는 사람이 더 많다. 복잡한 거리나 공동시설에서 낫선 사람과 부딪치기도 한다. 그 순간 품위 있는 감정조절도 필요하다. 상스러운 한마디가 화근이 되어 욱하는 감정이 폭발하기도 한다. 더 심한 경우 욕을 내뱉기도 한다. 겸양의 미덕은 사전의 한구석에서 잠자고 있다. 현재를 사는 지혜는 과거와 미래에 대한 통찰력에서 비롯된다. 

지금 생활 속 거리두기의 분위기가 누그러지고 있다. 코로나19와의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지구촌에 퍼진 창궐이 언제 또 다시 올지 모르는 공포감에 사로잡혀있다.  일상에 무심코 한 말이나 행동의 덫에 걸려들지 않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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