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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경쟁력을 위해 입시 기계로 전락하는 학생들백성혜 한국교원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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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5.14  15: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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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백성혜 한국교원대 교수

“우린 학교를 위해 메달 따는 기계였다”라는 기사를 보았다. 기능대회 메달을 따기 위해 시도간의 과도한 경쟁으로 인해 직업계 고등학교 학생들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며 자살하거나 자퇴하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내용이다. 지자체에서는 기능대회 입상이 실적이기 때문에 훈련지원금, 포상금, 승진 점수를 주면서 과다 경쟁을 유도한다. 이 때문에 기능반 학생들은 정규 수업도 빠진 채 오로지 메달만 따기 위해 훈련을 반복하면서 비인격적인 처우를 받는 등 큰 피해를 받고 있다. 메달이 교육적 노력의 결과인 학생의 성장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을 메달을 위한 희생양으로 만드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경쟁은 누구를 위한 일인가? 이것이 성과주의에 매몰된 한국 사회의 단면이다.

충북인재양성재단에서는 올해 국공립과 사립 일반계 고등학교 중 7-9개교를 선정하여 최대 1억5천만원을 지급하는 지역교육 경쟁력 강화 사업을 추진한다. 사업의 목적은 명문대학교 진학률을 높이는 것이며, 이를 위해 수능특강, 국어, 영어, 수학 집중 수업을 운영하고, 상위권 학생을 위한 심화 학습을 지원하며, 복잡한 수시 전형에 대비한 입시 컨설팅과 학습코칭 등을 받게 하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에서우수 학생의 내신을 높이기 위한 희생 학생을 배출하는 등 비교육적인 문제가 발생하게 될 것은 자명하다.

소수의 명문대 출신을 만들기 위해 다수의 학생을 희생시키면서 벌어지는 교육적 폐해는 예측이 어려울 정도로 심각하다. 더구나 소수의 엘리트를 육성하여 서울의 명문대로 진학하게 한 후 이들이 미래에 고위 공직자가 되어야 충북의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라는 사고는 지자체의 건전한 경쟁력을 기르는 시각과 거리가 멀다. 지역 경쟁력이란 지역 사회에 인재들이 몰려야 가능하다. 지금처럼 인구 절벽 시대에 소중한 지역 인재를 지역의 일꾼으로 길러내지 못하면 지역은 붕괴되고 말 것이다.

과도한 경쟁은 건강한 학생들을 병들게 한다. 학생들의 꿈이 명문대를 가는 것이라면, 이들은 명문대 중심의 학벌 사회를 지속하게 만들 것이다. 그렇게 되면 진정한 실력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실력을 쌓기 위해 노력하는 건강한 사회 분위기가 사라지고, 오로지 고등학교에 얻었던 짧은 기간의 성적으로 평생의 진로가 결정되는 병든 사회가 만들어진다. 진정한 실력은 고3 성적과 수능이라는 단편적인 성과에 의해 만들어지지 않는다.

충북의 미래를 견인할 인재를 길러내기 위해서는 수능과 같이 단편적인 지식 중심의 평가 제도를 없애고, 보다 창의적이고 비판적인 사고를 길러줄 수 있는 평가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남들이 줄서고 있을 때, 그 줄에서 벗어나 다양성을 추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교육 환경을 학생들에게 만들어 주어야 한다. 충북도의 고등학생들이 오로지 명문대에 입학을 꿈꾸며 수능 만점 기계로 전락한다면 충북의 미래는 어두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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