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원유철 임기연장 시사
통합 "독자노선 수순 아니냐"

[충청일보 배명식기자] 미래통합당과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이 17일 합당 논의에 본격 착수했으나 합당 시기 등을 놓고 온도 차를 보이고 있다.

합당 수임기구에는 통합당 김상훈·이양수 의원, 미래한국당 염동열 의원과 최승재 당선인이 참여한다. 이날 물밑 접촉을 시작한 이들은 이번주 초 수임기구 회의 일정을 확정할 예정이다.

통합당은 조속한 합당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래한국당이 결단만 하면 언제든 합당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지난 15일 "우리는 준비가 돼 있다"며 "저쪽이 빨리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통합당은 일단 미래한국당의 합당 의지 확인에 주력할 방침이다. 사실상 미래한국당의 결단을 압박하는 모양새다.

'미래한국당 지도부가 의도적으로 합당을 늦추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그 밑에 깔렸다.

실제 미래한국당은 원유철 대표의 임기를 8월 30일까지 연장할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정치권에서는 미래한국당이 20대 국회 임기 내인 5월 말까지 합당할 의사가 없으며 21대 국회 개원 이후에도 합당을 차일피일 미루겠다는 뜻을 밝힌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미래한국당 지도부가 독자세력화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이라는 말도 있다.

총선에서 19석을 확보한 미래한국당은 1석 이상을 추가하면 21대 국회에서 원내 교섭단체를 꾸릴 수 있다.

반드시 독자노선을 걷지 않더라도 교섭단체를 꾸린다면 통합당과의 합당 과정에서 더 큰 지분을 요구할 수 있다. 21대 국회 원 구성 협상에 참여하고 국고보조금을 받는 효과도 누린다.

따라서 통합당 내에서는 합당을 지연하는 듯한 미래한국당을 향해 비판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통합당 관계자는 "합당을 전제로 한다면 원 대표의 임기 연장 과정이 필요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말은 합당한다고 하면서 독자적인 행보를 하는 것은 누가 봐도 눈속임 아닌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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