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겸 전 대원대 총장

 

[김효겸의 세상바라보기] 김효겸 전 대원대 총장 

군 기강해이와 국가안보는 직결되는 관계라고 본다. 북한의 핵무기 및 화학, 생화학 무기는 국가안보에 절대적인 위협요소가 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강력한 사이버 침투에 대한 위협이 국가안보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군 기강을 바로잡아야 한다. 대한민국을 수호하고 헌법적 가치를 지키며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지키는 것은 오로지 국가 안보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국가안보를 경시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고 싶다. 

합참은 강원도 철원 3사단 지역에서 북한군이 우리 군 GP(경계초소)를 향해 총격을 가한 것에 대해 "의도적 도발 가능성은 작게 본다."고 했다. 이 설명은 북한의 공식 입장이 아닌 우리 군의 정황 증거에 따랐다. 북한이 우리 군 GP 공격에 대해 아무 입장도 내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 군이 서둘러 북한의 도발을 선의로 포장하려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합참은 북측이 아군 GP를 향해 총탄 수발을 발사했고, 그 중 4발은 우리 군 GP 외벽에서 발견됐다고 밝혔다. 현장 지휘관 판단에 따라 10여발씩 2차례 대응 사격을 했다. 합참은 북 총격 직후 "대응 매뉴얼에 따라 현장 지휘관 판단 하에 경고 방송 및 사격을 했다."고 발표했다. 

'현장 지휘관'은 GP장(중위)이고 북 도발에 대한 최전방 대응 매뉴얼은 '선(先) 조치, 후(後) 보고' 체계다. 그런데 실제는 GP장이 상급 부대에 선(先) 보고를 하고 사단장 명령을 받아 후(後) 경고 사격을 했다고 한다. 적진에서 총탄이 날아오면 즉각 대응하는 것이 기본이다. 그래야 북의 도발이 억지된다. 그런데 우리 군은 자신들을 향해 총격을 가한 북을 앞장서서 감싸기 바쁘다.  국민을 속이는 거짓말을 하고 그 거짓말을 감추느라 또 다른 거짓말을 한다. 군은 상황 발생 2시간 뒤인 오전 9시35분쯤 북한에 상황 설명을 요구하는 전통문을 보냈다. 하지만 대답은 없었다. 군이 정치적 논리에 접근한 건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 이 과정을 지켜보면서 착잡한 마음이 앞선다.
 
군의 기강 해이 사건·사고는 빈번해지고 있다. 대위와 하사가 일과 뒤 영내대기 지침을 어기고 유흥클럽에 갔다가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들은 장병 9명을 2차 감염시켰다. 이와 별개로 영관급을 포함한 장병 수십 명이 무단 외출해 서울 이태원 유흥주점을 방문했다. 전투기 조종사는 군 전력의 핵심이다. 그런데 전투기 조종사 16명이 언제든 즉각 출격해야 하는 비상 대기 근무 중에 수차례 술판을 벌인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는 북 미사일 도발과 러시아 군용기의 영공 침범으로 위기감이 최고치에 달한 시점이었다.

일선부대는 취객과 치매노인에게 뚫리고, 암구호는 카톡방에 흘러 다닌다. 현역 사병이 성(性) 착취물 주범으로 구속됐다. 병사가 야전삽으로 여성 대위를 폭행하고 남성 부사관들이 남성 장교를 집단으로 성추행하는 일도 발생했다. 공군에선 '부대'를 대학 기숙사 정도로 여기는 기강 문란이 발생하고 있다. 군이 국민의 든든한 보루가 아니라 국민이 군을 걱정하고 불안해한다. 참으로 믿기지 않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북 핵·미사일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조속히 군 기강을 바로 세워야한다. 군 정신 재무장을 강조하고 싶다. 핵이 없는 현실에서 북 핵 방위는 굳건한 한·미 군사동맹에서 비롯된다고 본다. 조금도 흔들림 없는 한·미 군사동맹을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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