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브 명소 느티나무 터널 등 190그루 제거 계획

▲ 도로 확장공사로 훼손 위기에 놓인 충주고구려비 인근 느티나무 가로수길.

 충북도가 599번 지방도 개량공사를 추진하면서 드라이브 명소인 충주고구려비 인근 느티나무 가로수길이 훼손 위기에 놓여 주민 반발을 사고 있다.

 도는 250억원을 들여 599번 도로 충주시 중앙탑면 용전리~탑평리~가흥리 6.4㎞ 구간에서 도로 폭을 넓히고 직선화하는 개량공사를 추진하고 있다.

 이와 관련 지난 13일 2차 주민설명회를 열어 도로 폭 8m를 10m로 확장하려면 느티나무와 벚나무 등 가로수 500여 그루 중 40%에 가까운 190여 그루를 베어내야 한다는 실시설계 결과를 알렸다.

 주민들은 지난 1985년 도로가 개설될 당시 심어진 가로수가 35년 지나 지역을 상징하는 드라이브 명소로 성장했다며, 이를 훼손하는 공사에 반대하고 있다. 이 가로수길은 무성한 느티나무 가지가 터널 형태를 이루고 화사한 벚꽃을 피워 사진작가들의 출사 장소는 물론, 바로 옆 자전거길 라이더들로부터 각광받고 있다.

 주민 A씨(55)는 “주민들이 위험 구간만 개선하고 불편을 감수하겠다는데도 30여 년 수령 가로수를 제거하면서까지 폭 2m 확장하는 것이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8개 마을 주민을 대상으로 공사 반대 동의서를 받아 충북도에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공사구간 8개 마을 주민들은 지난해 12월 열린 1차 설명회에서 가로수를 도로 중간에 두고 옛 도로를 활용한 1차로 추가 개설이나 4차로 확장을 요구하는 등 가로수 존치 의견을 개진했다. 또 예산이 여의치 않으면 가로수를 건드리지 말고 굴곡이 심한 구간과 가흥삼거리 회전교차로, 탑평삼거리 등 위험 구간만 개선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도는 예산도 부족하고 수자원공사 및 문화재청 등 관계기관과 협의한 결과, 1차로 추가 개설이나 4차로 확장이 어렵다며 도로 폭 확장 계획을 알린 상태다.

 도 관계자는 “주민 요구에 따라 가로수를 존치하기 위해 관계기관 협의 등을 진행했지만, 어려움이 있었다”면서 “현재 599번 지방도는 도로 폭 등 지방도 여건에 미달되는 부분이 있어 이를 개선하기 위한 것으로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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